“여기 키 큰 누나가 우리 큰누나야. 예쁘지?” 키가 좀 작은 작은누나는 섭섭했을 텐데, 어릴 적 철없이 대놓고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작다’ ‘크다’란 말은 다 알지요. 그런데 ‘작은’과 ‘큰’이 항렬(行列)이나 손위, 손아래를 의미할 때 잘못 쓰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큰 아버지’ ‘작은 삼촌’이 아니라 ‘큰아버지’ ‘작은삼촌’ 등처럼 말해야지요. 또 맏언니는 ‘큰언니’이지 ‘큰 언니’가 아닙니다.
‘큰’은 이렇게도 쓰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됨됨이가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 또는 큰일을 해내거나 위대한 사람을 이를 때 ‘큰사람’이라고 합니다. 다루는 데 힘이 많이 들고 범위가 넓은 일 또는 중대한 일, 즉 대사(大事)를 이르는 말은 ‘큰일’이지요. ‘큰일(이) 나다’같이 씁니다. 결혼, 회갑, 초상 같은 큰 잔치나 예식을 치르는 일을 말하기도 합니다. ‘작은 일에 꼼꼼해야 큰일도 잘한다’처럼 말할 수 있습니다. 증권, 부동산 시장에서 시세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대규모 거래를 하는 개인이나 기관을 이르는 말이 있지요. ‘큰손’입니다. 손이 큰 ‘큰 손’이 아닙니다.
자성(自省)이 없어 갈팡질팡하는 세상, 죽어라 나만을 위해 사는 사람들 말고 ‘우리’를 위해 사는 ‘큰사람’ 어디 없나요.
서완식 어문팀장 suhw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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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키 크면 ‘큰 언니’ 맏언니는 ‘큰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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