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까지 잡는다… 달궈진 ‘에어컨 대전’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올해 에어컨 시장의 키워드로 '공기청정'이 떠오르고 있다. 평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에어컨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전자업체 간 냉방과 공기청정 기능을 합친 '멀티형 에어컨' 판매 경쟁도 치열하다.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닷컴은 5월 3주까지의 에어컨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전체 판매량 가운데 77% 이상이 초미세먼지 필터가 내장된 에어컨이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32%)과 비교해 비중이 배 이상 급증했다. 여름을 앞두고 황사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결과다.

업계에서는 공기청정 기능을 포함한 에어컨이 일반 에어컨보다 10만원가량 비싸지만 에어컨과 공기청정기를 별도 구입하는 것보다 가격이 저렴해 멀티형 에어컨의 인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무풍에어컨 Q9500’에 미세먼지를 거르는 기능을 추가했다. Q9500은 미세먼지와 냄새, 초미세먼지를 측정하는 ‘트리플 청정 센서’를 통해 실내 공기의 청정도와 미세먼지 수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지난해부터 적용한 트리플 청정 센서는 실내 공기 상태를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먼지를 인식하면 자동으로 ‘PM2.5 필터 시스템’이 작동, 미세먼지를 99.9% 걸러준다.

LG전자는 ‘휘센 듀얼 에어컨’으로 미세먼지 차단에 나섰다. 냉방을 하지 않는 계절에도 공기청정 기능과 제습 기능으로 365일 사용할 수 있다. 냉방 중에도 실내 공기 상태를 감지해 자동으로 공기를 깨끗하게 해주는 ‘365 스마트 공기청정 시스템’은 일반 먼지, 초미세먼지, 이산화황 이산화질소까지 차단 가능하다.

대유위니아의 ‘2016년형 위니아 에어컨’도 초미세먼지를 제거해주는 ‘클린 E-필터’와 생활가스를 없애주는 ‘탈취필터’, 생활먼지와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에어프리 필터’ 등 ‘3단계 필터’ 시스템을 갖췄다. 이와 함께 실내 청정도를 표시하는 청정 모니터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실내 공기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때이른 무더위 덕에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 전망은 밝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4월 판매량이 6만대를 돌파해 전년 동기 프리미엄 라인 판매량의 2배를 기록했다. LG 휘센 에어컨도 5월 한 달간 생산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며 공급 물량을 대고 있다. 업계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에어컨 판매량이 2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에어컨 시장규모는 2011년 180만대, 2012년 150만대, 2013년 200만대를 기록해 평균 180만대에 달했지만 2014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 여파로 침체를 보였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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