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英 총리가 아내 위해 고른 258만원 중고차

데이비드 캐머런(50) 영국 총리가 아내 서맨사(45)에게 차를 사주기 위해 직접 중고차 매장을 두 차례나 오가고, 우체국에 가서 취득세까지 냈다. 나랏일에 바쁜 총리의 소소한 일상이 알려지면서 영국 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런던 변두리 위트니 중고차 매장에 전화가 걸려온 것은 지난 20일이었다. 매장 주인인 이아인 해리스가 받았는데, 상대방은 자신이 총리 관저 경호원이라고 했다. 그는 “총리가 차를 사러 가는데 혹시 30분만 가게를 더 열어줄 수 없느냐”고 부탁했다. 이 가게가 문을 닫는 시간은 오후 5시다. 해리스는 23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친구 녀석이 날 놀리는 장난전화인 줄 알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정확히 5시32분에 도착할 것이라고 분 단위까지 알려주기에 속는 셈 치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런데 약속시간에 정말로 캐머런이 나타났다. 캐머런은 닛산의 1495파운드(258만원)짜리 마이크라 경차를 원했다. 9만2000㎞를 탔고, 영국에서 생산된 차였다. 색깔은 캐머런이 소속된 보수당의 상징인 파란색이었다. 미리 인터넷을 보고 고른 차였다. 캐머런은 차에 올라타서 라이트는 다 켜지는지 체크한 뒤에 “내일 돈을 갖고 계약하러 오겠다”고 했다. 이튿날 오전 캐머런은 차값을 계산한 뒤 인근 우체국에 가서 취득세를 내고 차를 가져갔다.

해리스는 “총리가 나타났지만 여느 구매자와 똑같이 대했다”면서 “무엇보다 차값을 한 푼도 안 깎아줬다”고 자랑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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