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과 5일 만에 설익은 대책 또 내놓은 국방부

국방부가 22일 병역자원 감소에 대비한 대책을 또 내놓았다. 국방부 당국자는 “징병 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 비율을 90% 이상으로 늘리고, 여군 하사관 비율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군내 잡초 제거나 청소 등을 전문업체에 맡기고 병사들은 훈련과 경계근무에만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 17일 전환·대체복무요원을 2023년까지 폐지한다고 발표했다가 여론의 반발이 심해지자 “확정된 방안이 아니다”고 발을 뺐다. 그리고 5일 만에 병역특례 폐지와는 전혀 다른 안을 들고나왔다. 불과 며칠 사이에 오락가락하는 국방부 정책을 보고 국민, 특히 장정과 부모의 불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국민을 상대로 조삼모사(朝三暮四)를 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새 대책도 곳곳에 허점이 도사리고 있다. 전체 병력 가운데 보호관심사병은 9만5465명(21.8%)에 달한다. 이는 국방부가 2014년 8월 28사단 윤모 일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국회 국방위에 보고한 내용이다. 이 중 특별관리대상인 A급은 8998명, 중점관리대상인 B급은 2만2665명이었다. A급 전체와 B급의 상당수는 세밀한 보호와 관찰이 필요한 사병들이다. 방치하면 22사단 임모 병장의 ‘GOP 총기 난사’처럼 불행한 사건으로 확대될 수 있다. 윤 일병 사건도 현역 판정 비율을 평균 90%가량으로 올려 군에 관심병사가 많았을 때 터졌다. 국방부는 입영 적체가 사회문제화하자 지난해 10월부터 이 비율을 85% 안팎으로 줄였다. 관심사병의 급증을 예상하면서 현역 판정 비율을 무조건 높일 수는 없다.

여군 하사관 확대 방안도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병역자원 감소 대체 효과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군내 ‘잡일’을 아웃소싱하는 안은 보안·비용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국방부는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공청회를 열어 확실한 중장기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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