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여객기 지중해 상공서 실종… 테러 배제 못해

승객과 승무원 66명을 태우고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이집트 수도 카이로로 향하던 이집트항공 소속 여객기가 지중해 상공에서 실종됐다. 추락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현지에서는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구촌이 또 한 번 테러 위협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집트항공은 19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에 “18일 밤 11시9분 파리를 출발해 카이로로 가던 이집트항공 MS804편이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집트 민항부는 에어버스 A320 기종인 실종기가 이집트 영공 진입 후 16㎞ 지점에서 착륙을 30분 앞둔 오전 2시45분쯤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그리스 파노스 카메노스 국방장관은 “실종 직전 여객기가 왼쪽으로 90도 돌고 이어 오른쪽으로 360도 돌았으며, 동시에 고도가 3만8000피트(약 1만1582m)에서 1만 피트(약 3048m)로 급강하한 뒤 사라졌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오후 수색 중인 그리스 구축함이 크레타섬 남부 약 370㎞ 해역에서 거대한 플라스틱 물체 2개가 떠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여객기에는 승객 56명과 승무원 10명이 타고 있었다. 한국인은 없었다. 승객 중 30명이 이집트인이며 프랑스인 15명, 이라크인 2명, 영국 벨기에 캐나다 포르투갈 수단 차드 알제리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국적이 1명씩이다.

세리프 파티 이집트 민항장관은 여객기 실종 약 12시간 후 기자회견에서 “아직은 결론을 내리고 싶지 않다”면서도 “지금까지 분석들을 볼 때 기술 결함보다는 테러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영국 BBC방송은 실종 당시 조난신호가 없었다는 점에서 승무원이 손쓸 틈 없이 갑작스레 변을 당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종기가 2003년에 생산됐으며 기장도 총 비행시간이 6275시간인 베테랑이란 점에서 기술 결함이나 조종 미숙에 따른 사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이집트에서는 지난해 10월 이슬람국가(IS)에 의한 폭탄 테러로 이집트를 출발해 러시아로 향하던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객 224명 전원이 숨졌으며, 올 3월에는 62명을 태운 이집트항공 여객기가 납치돼 키프로스에 비상 착륙하는 등 지난 7개월 새 여객기 사고만 세 차례 발생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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