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리틀 DJ(김대중)’로 불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은 전남 신안 출신으로 오랫동안 김 전 대통령을 보좌해 말투와 손짓이 닮았다. DJ 집권 기간에 실세로 영향력을 발휘했고 한때 대권을 꿈꾸기도 했다.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행동이나 모양새보다는 삶의 궤적, 정치적 지향점이 유사했다. 이장으로 출발, 군수를 거치며 기득권 체제에 맞선 그를 노 전 대통령은 총애했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뒤를 이어 충청권 맹주가 되겠다며 ‘리틀 JP’를 자처한 정치인이 더러 있었지만 대중에 각인시키지는 못했다.
요즘 북한에서는 ‘리틀 김일성’ 바람이 거세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김일성 따라하기’는 거의 광적이다. 옷차림은 기본이고 머리 스타일과 말투, 걸음걸이까지 흉내 내고 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후계자로 내정돼 공식 등장하기 전까지 김정은이 6차례에 걸쳐 김일성을 닮기 위한 수술을 했다는 말을 북한 고위 관리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리틀 ○○○’ 작전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모방한 상대와 너무 오버랩되면 많은 이들이 식상해할 수 있다. 또 향수는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반감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김정은의 ‘리틀 김일성’ 약발이 어느 순간 확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김일성을 기억하는 북한 주민들이 사라지고 나면 젊은 층에서 ‘저게 뭐하는 짓이냐’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김정은도 이젠 할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자신만의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데, 엊그제 끝난 당 7차 대회에서도 기존 입장을 답습하는 수준에 그쳤다. 김일성이 생전에 ‘인민들에게 이밥(쌀밥)에 고깃국 먹이지 못하면 당 대회를 열지 말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사실이라면 손자가 많은 것을 따라하면서도 유독 이 말만은 지키지 않은 셈이다.
한민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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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한민수] 리틀 김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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