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사태, 해결 실마리 찾나

총장 선출 문제를 둘러싸고 학내 구성원 간에 몸살을 앓아온 한신대(총장서리 강성영)가 9일 이사회 결정을 계기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학교법인 한신학원 이사회(이사장 이극래 목사)는 이날 전남 목포에서 이사회를 열고 총장 선출 과정에서 이사들을 감금했던 학생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취하키로 했다. 이극래 이사장은 이사회 직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학생들의 행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강경한 기류가 많은 게 사실이나 학생들을 처벌하는 게 목적은 아니기에 학교법인을 통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사회 내에는 여전히 학생들의 행동을 용서할 수 없다는 기류가 있지만 더 이상 사태가 악화돼선 안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해 이사장에게 전권을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장은 “학생들이 감금과 같은 수단을 통해 그들이 주장하는 가치를 표출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그들을 어떻게 훈계하고 가르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왔던 것”이라며 “학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화합의 차원에서 빠른 시일 내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가 열린 현장에는 강성영 총장서리가 내려와 학내 화합을 강조하며 이사회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신대 총학생회장도 내려와 학생들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3월 31일 한신대 오산캠퍼스 장공관 3층 회의실에서 열린 이사회의 총장 선출에 반발해 학생 40여명이 이사회 임원 14명을 감금하고, 이사회가 문제의 학생들을 고발하면서 빚어졌다. 지난달 25일에는 한신대 김상욱 학생처장이 이사회의 총장선출 결과에 반발하는 ‘한신대 공동대책위원회를 준비하는 학생모임’ 소속 학생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부모들이 반발하면서 사태가 악화됐다. 일부 부모들은 ‘자녀를 사랑하는 한신 학부모회의’를 결성하고 9일 한신대 오산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녀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철회하고 학내 구성원 간 대화를 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동안 고소·고발 철회, 이사회 퇴진, 총장선출 결과 무효화를 주장해왔던 학생모임은 일단 이사회의 결정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학교 측 역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고소 고발 문제가 해소됨에 따라 향후 학내 구성원 간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갈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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