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하는 20대 국회’가 여야 원내대표의 지상과제다

더불어민주당이 4일 우상호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함에 따라 20대 국회 첫 1년을 이끌 여야의 원내 진용이 마무리됐다. 앞서 새누리당은 정진석 당선자, 국민의당에서는 박지원 의원이 원내대표로 뽑혔다. 4·13총선을 거치며 국회 지형이 여대야소에서 여소야대로 급변한 상황에서 임기를 시작하는 3당 원내 사령탑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우선 달라진 정치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더 이상 과반 여당이 아니라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 법안을 국회에서 밀어붙일 동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서는 국정을 원만하게 수행할 수도 없다. 더민주 우 원내대표에게는 원내 1당의 수장에 걸맞은 행동이 요구된다. 국회에선 여당의 심정으로 일하라는 얘기다. 총선 결과가 유권자들이 더민주가 좋아서가 아니라 새누리당을 좀 더 싫어했기 때문이라는 걸 잊지 않는다면 오만한 행동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박 원내대표는 균형추 역할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된다.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정면충돌하면 탈선하지 않도록 잡아줘야 한다. 첫 시험대는 원 구성 협상과 시급한 민생·경제입법 처리가 될 것이다. 서로 한자리를 더 차지하겠다는 이전투구를 벌이거나, 자신들 입장만 고수하려 들 경우 역대 최악으로 꼽히는 19대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원내대표들은 각 당의 내부 문제를 의사당으로 끌고 들어오는 우를 결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친박·비박, 친노·비노 등 계파 갈등이 국회 운영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 이전 국회에서 당내 강경파의 입김에 휘둘려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문이 불과 수시간 만에 휴지조각이 되는 것을 많이 봐 왔다. 원내의 일은 원내대표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자세로 임해야 하는 이유다. 당리당략을 떠나, 오직 국민 편에 서서,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데 세 원내대표가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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