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전국서 대규모 시위… 한국교회 상대 전면전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소속 신도들이 29일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순천 울산 제주 등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교주를 신으로 떠받드는 사이비종교집단인 신천지가 한국교회 앞에서 무력시위를 한 셈이다.

이들은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과 양천구 목동서로 CBS 본사, CBS 전국 12개 지사 앞에서 ‘종교탄압 거짓교리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을 해체하라’ ‘거짓방송 왜곡보도 CBS 폐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이 이같이 외친 것은 자신들을 이단으로 지정하고 이단상담교육을 진행해 신도들의 종교자유와 인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신천지는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한기총은 같은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의적인 이단 정죄를 남발해 종교 자유를 침해했으며 인권유린을 자행하는 강제교육을 방치하는 각종 부패의 온상”이라고 비난했다. 2500여명이 참석한 한기총 앞 항의집회에서 김소리울(22·여)씨는 “한기총 소속 개종 목사들이 거짓과 왜곡으로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면서 “한기총이 해체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CBS 본사와 부산 광주 대구 청주 순천 강원 울산 등의 지역 CBS 앞에서도 항의집회가 잇달아 열렸다. 신천지 신도들은 “CBS가 종교방송국을 표방하지만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비방 거짓 왜곡 편파보도를 일삼고 있다”면서 “신천지를 반국가, 반사회 혐오단체로 매도하기 위해 공정성과 객관성 진실성 없는 보도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도들은 ‘CBS 폐쇄’라는 글자가 쓰인 빨간 띠를 두르고 수백차례 구호를 외쳤다.

집회 현장에는 ‘인권유린 강제개종 목사 처벌하라’ ‘거짓과 불법으로 부패한 한기총은 해체하라’ ‘반국가 반사회 반종교 방송사는 폐쇄하라’ ‘가정파탄 사회혼란 한기총 CBS 폐쇄하라’ 등의 플래카드가 게시됐다.

이날 신천지는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과 한용길 CBS 사장 앞으로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모두 거부됐다. 집회 후 신도들은 각각 서울 여의도와 종각 방향으로 거리 행진을 했으며 대표단 50명이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집회를 마무리했다. 해당 구간은 신천지 거리행진 때문에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근무하는 이종로(42)씨는 “신천지가 1개월 전부터 오목교 광장에서 전시회 등 CBS 폐쇄 집회를 계속 했다”며 “그동안 업무에 방해가 많았다”고 하소연했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은 “신천지가 대규모 시위를 개최한 목적은 내부 동요를 막고 신도들을 결집시키기 위해서이다”라면서 “반사회적 종교집단이 더 이상 거리에 나서서 억지 주장을 펼치지 않도록 한국교회가 연합해 이단의 정체를 한국사회에 적극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천지는 한국 개신교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지정한 반사회적 종교집단으로 ‘신도 수 14만4000명만 채우면 왕 같은 제사장이 돼 세계를 통치한다’는 교리에 빠진 신도들 사이에서 학업포기, 가출, 이혼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현재 소속 신도는 16만명으로 추산되며, 교주 이만희(85)씨가 영생불사(永生不死) 한다고 믿고 있다.

글·사진=백상현 김아영기자100sh@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