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전국을 강타한 미세먼지는 올 들어 가장 심각했다. 23일 미세먼지 오염도는 대부분 지역에서 ‘매우 나쁨’ 기준(151㎍/㎥ 이상)을 훌쩍 초과하는 200㎍/㎥ 수준을 웃돌았다. 이날 오전 10시 대구의 미세먼지 농도는 347㎍/㎥, 순간 최고치는 417㎍/㎥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런 오염도는 평소보다 7∼10배나 높은 수준이다. 24시간 평균 농도가 120㎍/㎥ 이상일 때 발령되는 미세먼지 주의보는 대부분 지역에서 24일 오전까지 지속됐다. 그런데도 시민들은 만성이 된 탓인지 외출을 자제하는 경우도 많지 않고,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도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선진국 대도시들은 미세먼지 평균 오염도가 우리나라의 절반에 불과한데도 비상시에 직접 규제에 나선다. 프랑스 파리는 2014년 3월 미세먼지 농도가 최고 180㎍/㎥에 이르자 차량 2부제 운행, 대중교통 무료 요금제 등을 강제로 시행했다. 영국 런던은 2008년부터 대형 경유차가 시내로 진입할 경우 65만∼130만원씩 벌금을 물리고 있다. 일본 도쿄는 경유 화물차의 도심 진입 규제를 통해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번 미세먼지 농도 상승은 중국발 황사가 1차적 원인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연평균 미세먼지 오염도, 특히 수도권의 그것은 지난 3∼4년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게다가 전국 평균 및 지역별 오염도 추세가 꾸준하다는 것은 중국의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50∼70%는 국내 요인이고, 그 대부분이 경유차량과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대기환경 연보와 월보에 따르면 서울의 연평균 미세먼지 오염도는 2012년 41㎍/㎥로 바닥을 찍은 뒤 2013년 45㎍/㎥, 2014년 46㎍/㎥로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인천과 경기 5대 도시 및 경기 대기관리권역 평균도 마찬가지다. 2012년 각각 47, 47, 49㎍/㎥에서 2014년 49, 52, 54㎍/㎥로 상승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추산에 따르면 미세먼지가20㎍/㎥일 때에 비해 50㎍/㎥ 수준의 오염에 따른 연간 조기 사망자 수는 수도권에서만 1만여명으로 연간 전국 교통사고 사망자 수 5000여명의 배에 이른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함께 24시간 이상 지속되면 차량 부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하반기부터 추진키로 의결했다. 그러나 두 기준을 함께 충족시키는 경우는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정도다. 나의 자동차 운행이 우리 모두의 건강보다 소중할 수 없다는 상식이 자리 잡으려면 차량 운행 규제는 더 자주 발동돼야 한다. 그밖에도 정부는 유명무실한 노후 경유차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수도권에서 대형 경유차 통행을 제한하는 제도 도입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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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악화되는 미세먼지 계속 손놓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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