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조건부 대선 불출마 선언… 反文 정서→ 총선 참패 우려 ‘호남 판세 뒤집기 극약처방’

Է:2016-04-08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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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일 만에 방문, 호남 민심 달래기… 호남 홀대론에는 “오해”적극 반론

문재인, 조건부 대선 불출마 선언… 反文 정서→ 총선 참패 우려 ‘호남 판세 뒤집기 극약처방’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오른쪽)가 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방명록에 “광주정신이 이기는 역사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이 지지하지 않는다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배경에는 ‘반문(反文) 정서’로 인한 ‘총선 전패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호남에서는 더민주 주류인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대선에서 패배하고 다른 선거에서도 연달아 졌지만 제대로 책임지지 않았다는 불신이 팽배하다. 또 문 전 대표가 대표직을 고수하는 바람에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막지 못했다는 ‘야권분열 책임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선 불출마 조건으로 내건 ‘호남의 지지’가 구체적이지 않아 실효성 있는 약속이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文 “호남에 고립감 안겨드렸다”…“과오 짊어지겠다”=문 전 대표는 8일 광주 동구 충장로우체국 앞 사거리에서 “그간의 부족함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며 호남이 지지하지 않는다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142일 만에 방문한 광주에서 호남 민심에 고개 숙인 것이다.

문 전 대표가 호남을 방문해 ‘대선 불출마’ 카드까지 던진 이유는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이번 총선에 달려 있어서다. 대표직 사퇴 직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 과반 의석 저지에 실패할 경우 정계 은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이철희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문 전 대표를 “운명공동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이번 총선 결과에 걸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불출마 조건에 대해 “구체적인 의석수를 (호남 지지의) 기준 삼는 것 자체가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야권 분열 등 현 상황을 놓고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호남 민심이 돌아선 상황에서 더민주가 총선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다. 문 전 대표가 자신이 호남을 차별했다는 건 오해라고 주장한 이유다. 앞서 문 전 대표는 2006년 호남의 압도적 지지로 구성된 노무현정부를 ‘부산정권’이라 표현해 논란이 됐었다. 이해찬 의원도 총리 시절 호남에 고속철도를 조기 건설할 수 없다고 해 호남 민심에 불을 지른 바 있다.

이런 이유로 당내에서는 문 전 대표가 광주를 찾는 데 반대 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다른 지역 선거 유세만 챙기는 것도 호남 민심에 부정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문 전 대표 입장에서도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호남의 신임을 얻어야 하는 만큼 총선 정국에서 호남만 유세 일정에서 빼놓는 것은 부담이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호남만으로도 안 되고 ‘친노’만으로도 안 돼”=문 전 대표는 광주시민에게 더민주 지지를 호소하며 호남과 민주화 세력이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이 다시 굳건하게 손을 잡을 때만이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호남만으로도 안 되고 이른바 ‘친노’만으로도 안 된다”고 했다. 호남 입장에서도 정권교체의 파트너로 국민의당보다 친노를 위시한 민주화 세력이 더 낫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문 전 대표의 광주 방문과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한 당직자는 “섣불리 확신하기 힘들지만 많이 지지해주시는 분도 있었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반면 다른 당직자는 “아직 뭐라 평가할 수 없다. 호남에서 ‘문 전 대표가 대선에 안 나오게 하기 위해 3번을 찍겠다’고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내놨다.

◇무릎 꿇은 문재인=앞서 국립 광주5·18민주묘지를 방문한 문 전 대표는 검은색 양복에 까만 구두를 신고 추모탑 앞에서 무릎 꿇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방명록에 ‘광주정신이 이기는 역사를 만들어나가겠다’고 적어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이어 광주천을 걸으며 시민들을 직접 만났다. 한 중년여성은 “여길 뭐하러 왔느냐. 무슨 염치로”라고 소리쳤다. 광주공원 앞에서 만난 노인은 “야단맞으려면 공개적으로 무릎 꿇으라”고 해 심상찮은 광주 민심이 드러났다.

광주=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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