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봄의 속삭임

아동문학가인 윤석중님의 ‘넉 점 반’이라는 동시가 있습니다.

“아기가 가겟집에 가서/ 영감님 엄마가 시방 몇 시냐구요/ 넉 점 반이다/ 아기는 오다가 물먹는 닭 한참서서 구경하고/ 개미거둥 한참앉아 구경하고/ 분꽃 따 물고 니나니나니나/ …해가 꼴딱 져 돌아왔다/ 엄마 시방 넉 점 반이래”

현대를 포스트모던 시대라고 부릅니다. 혹자는 절대적 진리를 부정하며 경계가 모호한 특징을 지니는 포스트모더니즘이 기독교교육의 위기를 가져온다고 우려합니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해서 생각해보면 일방적, 권위적, 강압적 경향이 강했던 근대교육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쌍방적 교통과 상호존중, 친밀한 관계를 즐거워하시는 하나님의 성품, 공동체적 성격, 이미지나 상징, 이야기와 오감을 통한 교육 등 성경 속의 탈모더니즘적 특징 때문입니다. 또한 성경에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사랑, 불변하는 구원의 진리와 더불어 세속에 매인 인간을 초월적이고 궁극적인 관심으로 전환케 하는 메시지들이 무궁무진합니다. 물질만능, 기계문명, 세속적 성공에 얽매인 부모들 아래서 하나님이 부어주신 신비를 잃어가는 아이들에게 물먹는 닭이나 개미를 구경하고 분꽃을 따 물어보는 자유를 돌려줘야 합니다. 세상을 경이롭게 바라보는 아기들의 눈망울을 닮은 봄이 그렇게 우리에게 속삭이고 있습니다. 이인선 목사(서울 열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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