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단일화 간절하면 더민주가 사퇴하라”

“정말로 그렇게 (단일화를) 바란다면 더불어민주당 후보부터 정리하는 게 순서입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31일 서울 노원구 수락산역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 후보가 (더민주 후보보다) 더 확장성을 갖고 있다”며 “더민주가 정말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으려면 국민의당 후보에게 양보하는 것이 도리”라고 강조했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전날 “국민의당은 수도권에서 당선될 후보가 거의 없다”고 한 언론 인터뷰도 강하게 반박했다. 안 대표는 “우리가 가진 자료와 다른 것 같다”고 비꼰 뒤 “(문 전 대표와 달리)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당 대 당’ 연대는 없다고 한다. 사장과 대주주가 내부 이견부터 조정했으면 좋겠다”고 응수했다.

더민주는 ‘단일화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 대표는 서울 성동구 유세에서 “야당이 분열되면 결국 여당에 좋은 일”이라고 말했고, 문 전 대표도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은 지역 차원의 단일화 협의를 장려해 달라”고 촉구했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YTN 라디오에서 “국민의당 당세가 약하니 가산점을 달라고 하면 충분히 협의할 수 있다”고 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일부 후보들도 야권 연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 강서을에 출마한 더민주 진성준 후보는 이날 방화사거리에서 ‘단일화 촉구 108배’를 진행했다. 서울 중·성동을에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당 정호준 후보는 단일화를 요구하며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같은 당 김성호(서울 강서병) 후보도 당 지도부 방침이 어떠하든 더민주 후보와의 단일화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용지 조기 인쇄에 따른 ‘야권 연대 방해’ 논란에 대해 “인쇄 시설 부족 등 선거 관리에 지장이 예상되는 경우 (용지 인쇄 시점을) 변경할 수 있다”며 강행 의사를 밝혔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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