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교회가 설립될 때만 해도 이 지역은 경기도 양주군 반포리에 속한 농촌 마을이었으나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1963년 서울 개포동에 편입됐다. 1980년대 초반 교회 인근에 개포주공아파트가 완공되면서 지역사회와 교회가 함께 꾸준히 성장했다. 현재 장년 1000여명과 200여명의 교회학교 학생들이 출석한다.
◇지역주민의 필요에 따른 ‘맞춤형’ 사역 전개=이 교회는 지역주민과 함께해온 신앙 공동체다. 1982년 인근 아파트에 주민들이 대거 입주하면서 맞벌이 가정의 자녀를 돌보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주민들이 영·유아를 교회로 데려오면 성도들은 교대로 아이들을 돌봤다. 특히 1991년 맞벌이 부부를 위한 ‘어린이집 아기둥지’를 개원했다. 아기둥지는 엄마들이 안심하고 아기를 맡길 수 있는 곳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교회는 2012년까지 어린이집과 부설 유치원을 운영했다.
교회는 고령화 시대에 맞춰 1999년 ‘경로대학’을 개설해 지역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후를 보내도록 섬기고 있다. 노래교실 한국무용 라인댄스 워십 치매강좌 웃음치료 영화감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경로대학에서 봉사하는 안진숙(59) 권사는 “보통 80명 정도 참석하는 야유회에 몸이 불편한 분들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어르신들이 아주 즐거워하신다”고 말했다.
교회는 20년 전 구제위원회를 구성해 구제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교회 주변 지역에 있는 무의탁 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추천받아 매월 10만원씩 지원한다. 성도들이 가가호호 방문해 교제하고 이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서 기도한다. 6년 전부턴 매월 사랑의 쌀 나누기 행사를 정기적으로 연다.
올해부턴 전 교인이 구제사역에 동참토록 했다. 자신의 지역에서 어려운 가정을 적극적으로 찾아 맞춤형 지원을 하자는 취지에서다. 구제위원장 김향묵(71) 장로는 “강남 지역에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많이 보게 된다”며 “교회에서 쌀을 받는 분들로부터 ‘개포동교회가 있기 때문에 행복하고 든든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몇년 전 한 독거노인은 자식들에게 “개포동교회에서 받은 은혜를 절대 잊지 말라”고 유언하며 세상을 떠났다. 5년 동안 교회의 돌봄을 받은 한 소년가장은 최근 4년제 대학 경찰행정학과에 진학, 자신처럼 힘든 사람들을 도우며 사회에 기여하는 경찰이 되는 꿈을 꾸고 있다.
◇‘빚진 자’의 심정으로 농어촌교회 지원=이 교회 남녀전도회는 1995년 전국 9개 농어촌교회와 자매결연을 맺은 이래 지금까지 100여개 농어촌교회를 돕고 있다. 1990년부터 2008년까지 ‘전국 농어촌 교역자 세미나’를 개최해 농어촌지역 목회자들을 위한 효과적인 목회전략을 함께 세워나갔다. 교회가 오랫동안 같은 지역을 방문하다 보니 농어촌교회와 친밀한 관계로 발전했다.
교회 청년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10여년간 지적장애아동 특수학교인 다니엘학교의 학생들과 교제하며 간접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다. 충현복지관과 연계해 장애인의 취업 활동을 도왔고 구룡마을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화재나 홍수로 피해를 입은 집에 도배를 해주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강남드림빌 보육원에서 아이들을 위한 학습 멘토링 활동도 했다.
다니엘학교에서 봉사한 이소영(32)씨는 “처음엔 내가 하는 일이 과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편일평(74) 은퇴장로는 “교회의 구제사역이 용이하기 때문에 성도들의 참여도가 높다”며 “교회가 지역사회와 하나 되기 위해 구제 사역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풍인 목사도 “성도들은 하나님께 구원받은 ‘빚진 자’의 심정으로 지역 사회를 위한 섬김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고 말했다.
개포동교회 이풍인 목사 “구제와 말씀 사역 두 축으로 ‘축복의 통로’ 열어요”
“우리 교회를 통해 주변 지역이 행복해지고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를 매일 기도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축복의 통로’가 됐으면 합니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교회에서 만난 이풍인(50) 목사는 지역사회를 섬기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박무용 목사) 소속인 이 교회는 설립 초기부터 지역의 연약한 이웃을 돕는 사역을 ‘조용히’ 펼쳐왔다.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마 6:3)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구제사역 현장 취재도 조심스럽게 거절했다. 사역 대상자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다칠까 염려했던 것이다.
이 목사는 지역사회를 위한 구제 활동을 강조하면서도 성도들이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길 기대했다. 이 목사는 “성도들이 삶 속에서 하나님의 자녀답게 사는 게 결국 주님의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며 “신우회 활동 등을 하고 자기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도록 성도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도들이 세상 속에 ‘흩어진 교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구제 사역과 함께 교회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부분은 ‘말씀 사역’이다. 성도의 마음 가운데 말씀이 새겨져야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남을 섬기는 구제 활동도 기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8년 이 교회에 부임한 이 목사는 2011년부터 말씀 강해 설교를 하고 있다. 단편적인 성경 지식으로는 성도들이 말씀의 깊이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보고 주일·수요·새벽예배 때 요한복음 시편 등을 강해한다. 또한 성도들이 삶 속에서 말씀을 적용하고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주보에 게재했다. 예배 후 성도들은 소그룹별로 모여 은혜 받은 말씀을 이야기하며 교제한다. 이 목사가 처음 왔을 때 교회 성도는 장년 500∼600명이었는데 8년 사이 장년 1000여명의 교회로 성장했다.
이 목사는 “말씀을 사모하는 성도들은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봉사하게 된다”며 “앞으로도 말씀과 구제 사역을 균형 있게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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