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33) 9단이 3연패 뒤 첫 승을 거두고 인간계의 자존심을 살렸다.
이 9단은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의 4번기에서 후반 알파고의 잇단 패착을 틈타 180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전날까지 1∼3국을 모두 내줘 5번기로 펼쳐지는 이번 대국에서 패한 이 9단은 이날 승리로 바둑에 관한 한 아직은 인간의 두뇌가 인공지능에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아울러 인간의 창의성과 적응력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보여주는 한판이기도 했다. 이 9단이 알파고에 차츰 적응해 나가면서 상대의 장단점을 파악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최종 5번기는 15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승부와 무관해진 이 9단은 한층 편안해진 마음으로 대국에 임했다. 지난 대국 중 가장 잘 뒀던 2국을 떠올리고 전날 벌였던 초반 전투 대신 세력을 키우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알파고 역시 위쪽 좌우 구석에 두터운 세력을 만들어 형세를 유리하게 끌고 가는 듯했다. 형세의 불리를 직감한 이 9단은 중반 이후 78수로 자신의 장기인 흔들기로 나서 승부수를 띄웠다. 이후 알파고가 흑 87, 97 등 이해할 수 없는 수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됐다. 백을 쥔 이 9단이 덤(7집반) 정도로 앞서기 시작했다. 알파고는 계산에서 앞선 자신의 장기를 살려 끝내기에서 막판 뒤집기를 노렸지만 무위에 그쳤다.
현장 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이 9단이 막다른 상황에서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인간계의 자존심을 그나마 지켰다”면서 “하지만 몇 차례 결정적인 실수를 한 알파고가 이 9단과 이 정도의 접전을 펼칠 정도면 그의 기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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