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적극 활용해야 할 인공지능에 주눅들 것까지 없다

Է:2016-03-13 18:01
:2016-03-1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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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은 두려움이 됐다. 그 두려움이 전율과 공포를 불렀다. 인간의 나약함과 한계, 그리고 미래를 걱정할 정도였다. 하지만 의문도 남는다. 완벽에 가까운 대국을 뒀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4국에서 잇따라 실수를 하며 180수 만에 돌을 던진 것이다. 이에 대해 구글 측은 알파고가 이 9단의 압박을 받아 실수를 했다고 분석했다. 전날 “이세돌이 패한 거지 인간이 진 것은 아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던 이 9단이 포기하지 않고 첫 승리로 인간의 체면을 살린 셈이다.

비록 네 번째 대국에서 이해할 수 없는 수를 연발했지만 알파고의 위력은 이미 입증됐다. 탁월한 형세 판단과 계산 능력은 물론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행마로 경악하게 했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착수를 금하는 곳에 서슴없이 반상을 메워갔다. 이상했던 수가 나중에는 결정적인 승부수가 되기도 했다. 초반 해결 능력과 치밀한 수읽기, 위기 대처 능력에 패싸움까지 흠잡을 데 없었다. 초당 수만 가지의 수를 계산하는 기계 앞에 ‘입신(入神)’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인간 최고수도 3국까지 속수무책이었다.

바둑의 ‘경우의 수’는 사실상 무한대에 가깝다. 인간 고유의 상상력·직관력 등이 총망라된다. 바둑을 인간이 만든 가장 복잡한 게임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하지만 AI가 수십 년 동안 기계가 넘을 수 없는 영역으로 여겨졌던 바둑마저 넘어섰다. 그만큼 AI의 발전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가히 ‘AI 혁명’이라고 할 정도다.

‘알파고 쇼크’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메시지를 던진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IBM 등 세계적인 기업들은 빅데이터와 결합한 AI 기술을 이미 의료,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IT 강국이라는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에는 거의 2년 반 뒤지고, 심지어 중국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AI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핵심 분야다. 이들 분야에서 창의적 인재를 기르지 못한다면 우리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교육계, 산업계가 알파고 개발자인 데미스 허사비스와 같은 혁신가가 많이 배출될 수 있는 생태계 마련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교육 시스템이나 정부의 정책적 지원 체계를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인류에게도 여러 가지 화두를 던진다. AI가 가져올 미래에 대해 희망과 불안이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공상과학 영화처럼 인간이 기계에 지배당하는 시대가 눈앞에 성큼 다가온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15일 마지막 대국이 남았지만 이번 매치는 AI의 승리가 아니다. 인간을 이긴 AI를 만든 주인공도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다. 승패를 떠나 인간의 승리인 셈이다. 미래도 결국 우리 인간의 몫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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