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통합·연대 문제로 불거진 국민의당 ‘안·천·김(안철수·천정배·김한길) 트로이카’의 내분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창당 40여일 만에 김 의원이 탈당하고 천 공동대표가 분당을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핵심 쟁점은 비호남 지역의 선거 연대 여부로 보이지만 광주 지역 공천권 등 트로이카 간 이견이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힌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당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지만 천 공동대표와 김 의원은 당무를 거부하며 불참했다. 대신 천 대표는 야권연대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인사들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했다. 그는 오찬 장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압승을 저지하기 위해) 지역 단일화는 필수적인 것이라고 본다”며 “이견이 조정될 때까지는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천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파국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측근들은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했다.
김 의원도 최고위가 열린 의원회관 간담회실이 아니라 회관 개인 사무실로 출근한 뒤 선대위원장직 사퇴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전날 밤, 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간곡하게 설명드렸다”며 “집권세력의 압승을 막아내는 동시에 야권과 우리 당의 의석수를 늘리기 위함이었으나 안 공동대표의 강고한 반대를 넘지 못해 선대위원장 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천·김 연대’의 전방위 압박에도 안 대표는 연대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최고위에서 “허허벌판 칼바람이 불어도 한 발씩 힘내서 갈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안 대표 주변에서는 “당을 나갈 사람은 나가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벽에 부딪힌 천 대표와 김 의원은 이날 오후 무소속 최재천 의원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나 연대 관련 논의를 이어갔지만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는 않았다.
트로이카의 내분 이유는 우선 비호남권 지역의 선거 연대 여부다. ‘3당 체제’ 확립이라는 창당 명분을 버릴 수 없다는 안 대표 측과 새누리당 압승 저지를 막아야 한다는 천·김 연대가 맞서는 형국이다. ‘아름다운’ 명분 싸움이지만 이면에는 각자의 이익 다툼이 내제돼 있다는 분석이다.
안 대표 입장에서는 연대 압박에 맥없이 뚫려 창당 명분을 잃는다면 대권 후보로서의 이미지에 상처가 생길 수 있다. 안 대표의 총선 패배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도 그가 연대를 거부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서울 광진갑이 지역구인 김 의원은 야권 분열로 총선 당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입지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천 대표는 연대뿐 아니라 광주 지역 공천권 문제로도 안 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다.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압승하는 경우 몰아칠 호남 민심 역풍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한 야권 관계자는 “안 대표는 총선 이후를, 천 대표와 김 의원은 총선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향점이 다르니 의견 차이를 좁힐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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