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춘추-김명호] 요 정도로 친노패권 청산하겠다고?

Է:2016-03-1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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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공천 배제론 낡은 진보 못바꿔… 온라인당원 등 친노 더 강화, 당내 정비 필수”

[여의춘추-김명호] 요 정도로 친노패권 청산하겠다고?
야권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 한마디에 출렁거린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그가 전권을 장악한 이후 오름세를 보인다. 김종인은 중증의 정치혐오증에 걸려 있는 국민들의 시선을 끄는 데 일단 성공했다. ‘김종인 정국’이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은 듯하다. 지금까지는.

김종인 머릿속에는 아마 선거일까지 툭툭 던질 몇 가지 카드가 있을 게다. 가능성이 없는 줄 알면서도 되면 좋고, 안 돼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고립시키는데 더 없이 좋은 야권통합 제의도 그런 수다. 필리버스터도 종결시켰다. 대권도전설이, 킹 메이커 역할론이 나올 만하다. 잘 되기만 하면.

지금쯤 살펴볼 게 있다. 친노 운동권 세력이 김종인 정국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총선 뒤에 어떻게 행동할지를. 그들의 움직임은 총선 결과가 나온 이후 대선 정국의 주요 변수 중 하나다. 김종인의 최대 역할은 친노패권주의 제거다. 근데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자신의 작품인 2차 컷오프에서 극히 일부 친노 의원들을 배제시키긴 했다. 친노패권주의 청산을 주장하는 이들에게는 턱없는 수준이다. 김종인의 힘으로 중심인물들을 밀어내기에는 힘이 부치는 모양이다. 국민의당은 이해찬 이목희 전해철 김경협 의원 등을 지목하기도 했다. 그 정도는 해내야 최소한 청산 의지가 있다는 뜻이다.

당이 친노 색채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재인의 대표 사퇴 전후에 온라인 당원 입당이 폭발적으로 있었다. 10만명이 넘는다고 했다. “온라인 입당자 중 70%가 친노, 나머지는 옛 개혁당 성향으로 분석한다. 이게 뭐를 의미하는지 아느냐.” 공천에 관여하는 비노 중진 인사가 전해준 얘기다. 대선 준비라는 것이다. ‘문재인 대선 후보’는 그들의 변함없는 목표다. 선거 뒤에 당 하부 구조가 더 친노 색채를 띨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친노 세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강의 전투력을 갖고 있다. 여러 당내 투표에서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했다. 진보 진영에서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기도 하다. 친노는 김종인 노선과는 같이 갈 수 없는 성향이다. 지금은 선거 때문에 그냥 있지만 선거 뒤에는 당연히 뭔가 터져도 터지게 돼 있다. 폐족에서도 화려하게 재기한 그들 아닌가.

여기에 변수가 또 있다. 호남이다. 야권 분열 과정에서 보듯 친노와 호남의 격렬한 감정적 충돌은 일회성이 아니다. 우리 야권사(史)에서 누적돼온 감정의 충돌이다. 적확히 표현하자면 진보 세력 내 영남과 호남의 주도권 싸움이다. 대선이 가까이 오면 보수에 대항하기 위해 한 배를 타더라도 아마 마음까지 함께 할 수는 없을 듯하다.

총선 뒤 야권 지형 변화는 예측하기 힘들다. 호남 민심의 향배, 수도권 중심 진보 세력의 입장 등 상황적 변수와 안철수 박원순 손학규의 선택 같은 변수들이 곳곳에 있다. 분명한 것은 문재인 복귀를 둘러싼 친노의 대대적인 공세다. 문재인이 김종인을 영입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약속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김종인이 당을 장악하면서 거침없이 말하던 것과는 달리 현실적으로 그에게는 친노패권주의를 완전히 청산할 힘이 없다. 최대 힘써봐야 문재인 복귀를 조금 어렵게 만드는 정도 아닐까. 몇 사람 공천 안 준다고 낡은 운동권 방식의 당의 체질을 바꿀 수 있을까. 지속 가능한 세력을 형성해야 하는데 과연 될까. 그러려면 지금 정도로는 안 된다.

낡은 진보로 되돌아갈 것인가, 정권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는 수준까지 변화할 것인가. 김종인은 선거 과정에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줘야 한다. 그렇게 못하면 임시 사장이 맞다. 그리고 선거 뒤 어느 날 갑자기 이사회에서 해임된다. 몇 년 전처럼.

김명호 논설위원 m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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