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치교실’ 존폐를 둘러싼 단원고 세월호 희생자 유족 측과 재학생 학부모 간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학생 유족과 단원고 학부모들이 8일 참사 2주년이 되는 다음달 16일 존치교실을 안산교육청으로 임시 이전하기로 합의하면서다. 존치교실은 세월호 참사 당시 숨지거나 실종된 250명의 2학년생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그때 모습 그대로 10개가 있다.
작년까지는 문제될 게 없었다. 올해 희생자 동급생들이 졸업하고, 신입생 입학으로 교실난이 불거지면서 갈등이 첨예화됐다. 유족과 시민단체들은 영구보존을, 재학생 학부모들은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요구하며 이전을 주장했다. 어른들의 탐욕과 잘못으로 억울하게 잃은 생때같은 자식의 흔적을 영원히 남겨두고 싶은 유족들의 그 절절함을 헤아리긴 어렵지 않다. 같은 부모 입장에서 존치교실 이전을 촉구한 재학생 학부모의 심정도 분명 편치 않았을 게다.
애당초 존치교실을 영구보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존치교실을 보면서 학생들이 겪어야 할 심리적 불안감과 죄책감 등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말이다. 멀쩡한 교실을 놔두고 컨테이너 교실에서 공부하길 좋아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는 없다. 학생들의 정상적인 학습권 보장을 위해서도 유족들의 결정은 당연하다 하겠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2년이 다 되도록 말끔히 닦아주지 못한 것은 우리 사회의 치부다.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추모공간도 이제 시민들 품으로 돌아올 때가 됐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중재로 유족, 재학생 학부모, 교육청, 학교 측이 대화와 타협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듯이 관련 단체와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면 광화문광장 건도 돌파구가 열린다.
존치교실이 이전된다고 추모와 기억의 정도가 덜해지는 게 아니다. 광화문광장에서 노란 리본이 사라진다고 해서 세월호 참사의 교훈이 잊혀지진 않는다. 잔뜩 기대를 걸었던 세월호참사특별위원회의 지지부진한 활동 때문에 선뜻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는 유족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국민들 마음도 아프다.
“영원히 기억한다. 교육을 바꾼다.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한다.” 단원고 존치교실 관련 협의회가 해답을 제시했다. 이대로만 하면 세월호 아픔은 치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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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화와 설득으로 일궈낸 단원고 ‘존치교실’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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