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타악기 연주자로 잘 알려진 이블린 글레니(51·사진)가 9년 만에 한국을 찾아 3월 25일 KBS교향악단과 협연한다.
영국 출신의 글레니는 8살부터 청각을 잃기 시작해 12살 때는 아예 듣지 못하게 됐다. 피아니스트가 되려던 그는 큰 좌절을 겪었다. 하지만 실로폰의 일종으로 분류되는 타악기 마림바에 빠져들면서 전문 연주자로서의 삶을 다시 꿈꿀 수 있게 됐다. 그는 소리를 귀로 듣는 대신 피부에 전달되는 진동으로 감지하는 훈련을 계속 했다. 그래서 연주회 무대에 맨발로 오른다.
1982년 영국 런던 왕립음악원에 들어가 일본 출신의 연주자 아베 게이코에게 배우며 연주법과 레퍼토리에서 한층 성장했다. 왕립음악원은 청각장애라는 이유로 입학을 꺼려했지만, 재학 중 최고 학생에게 주는 상을 수여하며 재능과 노력을 인정했다.
왕립음악원 졸업 후 전문 독주자로 나섰고 88년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 피아니스트 머라이어와 함께 녹음한 ‘바르톡의 두 대의 피아노와 타악기를 위한 소나타'로 권위 있는 그래미상을 받았다. 또 이듬해 유명한 런던 BBC프롬스축제에서 이 축제 사상 처음으로 타악기 독주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영예를 안았다.
글레니는 세계 각국 전통악기와의 접목을 통해 타악기의 한계를 넓히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타악기 연주자들의 경우 피아노나 바이올린 등 다른 악기 연주자들에 비해 곡이 많지 않은데, 그는 기존 서양 고전음악을 편곡하거나, 자신이 직접 작곡하며 레퍼토리를 늘려 왔다. 2000개 안팎의 타악기를 소장할 정도로 타악기에 대한 모든 것을 실험하는 그의 모습은 2004년 다큐멘터리 ‘터치 더 사운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세계 유수의 아티스트들과 작업해 왔으며 94년 BBC에서 방영한 음악 다큐멘터리 ‘위대한 여행'를 통해 가야금 거장 황병기와 같이 한국 타악기를 소개하고 연주하기도 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현대음악 작곡가 J.슈완트너의 타악기 협주곡과 한국 작곡가 임준희의 신작 교향시 ‘평화’를 요엘 레비가 지휘하는 KBS교향악단과 함께 들려줄 예정이다.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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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블린 글레니, 청각장애 딛고 감동 두드린다
귀 대신 피부 진동으로 소리 감지, 세계적 타악기 연주자로 맹활약 25일 KBS교향악단과 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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