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교회를 도웁시다-인천 강화군 황산교회] “교회 건축 지연·암 투병… 극복하도록 기도를”

인천 강화군 황산교회(고영재 목사)는 택배기사도 찾기 힘들어 할 정도로 나무가 우거진 산 속에 동떨어져 있다. 그래서 교인이 오가기 편한 곳에 교회 건축을 시작했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성전 부지 일부를 되팔아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말 사모가 유방암에 걸리면서 교회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교회 건축은 20년 전부터 이어져 온 황산교회 성도들의 염원이었다. 그러나 교회 재정으로는 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고, 기존 교회 건물도 워낙 외딴 곳에 떨어져 있어 팔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2014년 10월 기회가 생겼다. 인근 경매 부지를 생각보다 싼 값에 낙찰 받게 된데다 때마침 기존 교회 건물을 사겠다는 업자가 나타난 것이다. 교인들과 함께 건축헌금을 작정하고, 모자란 돈 1억9000만원 정도는 은행에서 대출받아 지난해 7월 건축을 시작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발목을 잡았다. 황산교회 교인들은 대부분 어업에 종사한다. 남편들은 뱃일을 하며 고기를 잡고 아내는 횟집을 운영한다. 외부 관광객들이 많이 와야 교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는데 지난해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게다가 이곳 지역경제의 핵심인 새우젓 사업마저 흉년이 들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결국 지난해 걷힌 건축헌금은 작정했던 금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황산교회는 어쩔 수 없이 낙찰 받았던 부지의 일부를 다른 사업자에게 되팔았던 것이다. 이러는 동안 지난해 11월 완공 예정이던 공사가 늦어져 여전히 진행 중이다.

와중에 배태성 사모가 지난 연말에 암 진단을 받았다. 처음 경기도 군포의 한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만해도 ‘이상 없다’는 결과를 받았지만 겨드랑이 부근에서 탁구공 같은 게 만져져 좀 더 큰 병원을 찾았다가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 암 덩어리의 크기는 6㎝ 정도나 됐다. 배 사모는 지난 4일 1차 항암치료를 받은 뒤 요양 중이다.

황산교회에서 배 사모의 역할은 컸다. 남편들은 대부분 주일에 뱃일을 나가 예배가 아내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고영재 목사의 건강도 최근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해 말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다시피 했다. 망막 쪽 혈관이 터지는 바람에 1.5였던 시력이 순식간에 0.1까지 떨어어진 것이다.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었다.

고 목사는 “시골교회 특성상 몸이 아프거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많아 매주 거르지 않고 심방을 했었는데 오히려 저와 아내의 건강이 악화돼 성도들에게 미안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런 악재를 겪고 있으면서도 그의 목소리는 어둡지 않았다. 어딘가 믿는 구석이 있어 보였다.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밝은 모습만 올리고 있다고 했다. 고 목사는 “예수님께서 든든히 버텨주고 계시니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며 “주변에서 격려해 주시는 분들도 많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고 목사는 이런 기도를 부탁했다. “교회를 건축하다 보면 목사나 교인, 혹은 교회에 이런저런 어려움이 온다고 합니다. 저와 아내가 겪고 있는 고난이 교회 건축으로 인한 것이라면 저희가 대표로 받고 끝났으면 좋겠어요. 교회, 혹은 교인 중 누군가가 또 다른 시련을 겪지 않고 저희가 짊어지고 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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