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대 1의 청약 경쟁률까지 기록하며 ‘동탄불패’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도시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오후 3시 방문한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는 적막했다.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는 빈 그네가 을씨년스럽게 흔들렸고, 먼지 묻은 유아용 자전거 4대가 널브러져 있었다. 고개를 들어 25층 높이 아파트 건물을 올려다보니 빈 집으로 보이는 가구가 절반은 되는 듯했다.
이어 송파·성남·하남 일대에 걸쳐 조성되는 위례신도시를 찾았지만 보이는 풍경은 황량함 그 자체였다. 지난해 ‘묻지마 투자’가 횡행하며 한때 1억원을 웃도는 아파트 분양권 프리미엄이 붙었던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곳곳에서 흙먼지만 날렸다. 일요일 저녁시간대임에도 아파트 단지 주변을 30분 정도 돌아보는 동안 사람이라고는 겨우 행인 한 명을 볼 수 있었다.
지난해 청약광풍을 주도했던 수도권 2기 신도시가 최근 급격하게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했다.
‘동탄2 부영 사랑으로’는 최근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다 결국 2000만∼3000만원 할인된 가격으로 분양에 나섰다. 지난해 7월 분양 당시 인근 단지와 비교해 3.3㎡당 분양가가 200만원 이상 비싸 고분양가 논란까지 빚었던 단지다. 결국 청약에서 총 718가구 중 188가구가 미달됐다. 인근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계약률은 50%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매물도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입주를 시작한 동탄2신도시 신안인스빌 리베라 1차는 11월 들어 분양가보다 2000만원 낮은 매물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연말에는 계약금보다 더 가격을 내려 한때 마이너스 6000만원대 매물도 올라왔다고 한다.
S공인중개소 대표는 “대출을 끌어들여 계약한 개인투자자들이 잔금 정산 시기가 다가오자 서로 눈치를 보다가 나중에는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렸다”고 전했다.
위례신도시에는 전세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전세보증금을 받아야 잔금을 납부할 수 있어서다.
입주가 한창인 엠코타운 플로리체 전용 95㎡는 전셋값이 4억1000만∼4억2000만원으로 최근 두 달 사이 1억원 가까이 빠졌다. 래미안 위례신도시도 전용 101㎡ 전세가가 4억∼4억5000만으로 지난해 8월보다 1억원 정도 낮아졌다. W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셋값을 1억원 내려도 세입자들은 여전히 비싸다고 본다”며 “입주 문의가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위례신도시의 미분양은 입주물량이 짧은 기간에 몰린 탓도 컸다. 지난해 11∼12월 입주가 시작된 새 아파트가 3000가구를 넘는다. 또 도시 내 기반시설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고 늦어지면서 입주를 꺼리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건설사들은 또 밀어내기 분양에 나설 태세여서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2∼3월 동탄2신도시와 위례신도시를 포함해 수도권에서만 3만7637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유성열 기자, 화성·성남=최예슬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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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불꺼진 수도권 2기 신도시… 동탄2·위례신도시 등 할인 분양·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가격 낮춰도 문의 거의없어… 내달까지 또 수도권에서만 3만7600여가구 분양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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