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기다렸다, 오타니… 빚 갚아주마”

두 번의 패배는 없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숙적’ 일본과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행 티켓을 놓고 벼랑 끝 승부를 벌인다. 상대 선발 투수는 한국에 개막전 영봉패의 수모를 안겨준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다.

한국은 지난 8일 오타니에 2안타와 볼넷 2개를 얻었을 뿐 무득점으로 철저히 눌렸다. 볼카운트 싸움에서 번번이 우위를 내주며 삼진을 10개나 당했다. 일찍 2스트라이크 상황에 몰리면서 오타니의 결정구 포크볼에 속수무책으로 헛스윙을 했다. 볼이 스트라이크보다 많았던 유리한 승부는 21타석 중 5번에 그쳤다. 이 다섯 타석의 결과는 1안타 2볼넷이었다.

오타니와의 재대결을 앞두고 한국 타자들은 “이번엔 다를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더군다나 일본이 전승 우승의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준결승 일정까지 하루 앞당기는 ‘꼼수’를 쓴 터라 대표팀 타선은 독기가 잔뜩 올랐다.

무뎌진 실전감각도 개막전 이후 조별예선과 8강전을 치르며 빠르게 회복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터진 이대호의 홈런이 도화선이 됐다. 이후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더니 현재는 타율 3할이 넘는 타자만 7명이나 된다.

김현수-이대호-박병호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도 필요할 때 한방을 터트리며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이대호는 “한 번 당할 수는 있지만, 두 번 당하는 건 용납이 안 된다”며 일본전 설욕을 다짐했다. 김현수도 “오타니의 구위는 좋지만 아예 못 칠 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팀 타율 0.324로 1위인 일본을 대하는 투수진의 각오도 매섭다. 일본은 이번 대회 출전국 중 유일한 무패 팀으로, 경기 당 5점을 뽑아냈고 평균 10.2개의 안타를 때렸다. 특히 나카타 쇼는 6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타율 0.435 2홈런 1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그러나 한국 마운드도 호락하지만은 않다. 역대 최약체 마운드라는 평가와 달리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하며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이현승은 “일본전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나라를 대표해서 나왔고, 모두들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책임감이 다르다. 준결승전만큼은 모두들 각오가 돼 있다. 이 악물고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하겠다”고 승리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표팀은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승리 이후 2446일 만에 도쿄대첩을 재현할 수 있을까. 준결승전은 19일 오후 7시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열린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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