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 유방암 발병 연령 점점 낮아진다

국내 유방암 환자가 지난 16년 동안 5배가 늘었고, 현재 20대 여성이 70대가 되면 13명 중 1명은 유방암에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유방암학회(회장 정성후·이사장 한세환)는 지난 10월 ‘유방암 예방의 달’을 맞아 우리나라 유방암 현황과 전망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젊은 층 유방암 발병 증가 전망=조사 결과 유방암 신규 환자가 1만7792명 발생해 16년 사이 약 5배 이상 늘었다. 여성 인구 10만 명당 환자 수(상피내암/진행성 유방암 포함)도 70.7명을 기록 지속해서 늘고 있다. 젊은 층의 생활 습관이나 사회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유방암 발병 증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빨라진 초경 연령, 낮은 출산율과 모유수유 감소 등으로 전 생애 중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유방암학회는 전국 20∼50대 여성 1000명(연령대별 각 250명)을 대상으로 유방암에 영향을 주는 인자 나이, 신장, 체중, 폐경 여부, 모유 수유 여부, 가족력, 유방특수검사 시행 여부, 초산 연령 조사를 통해 유방암 발생률을 예측했다. 그 결과 현재 50대 여성이 74세까지 생존 시 유방암 발병 확률이 3.14%인데 비해 20대 여성이 같은 나이까지 생존시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7.42%로 위험도가 약 2.4배 높았다. 지금 20대인 여성 13명 중 1명은 유방암 환자가 될 위험이 있는 셈이다. 같은 나이까지 생존시에도 유방암 발병 확률이 달라지는 것은 비교적 젊은 층인 20∼30대와 중년층인 40∼50대의 생활환경이 크게 변화한 탓이 컸다. 젊은 층일수록 유방암 원인 중 하나인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령별 검진과 생활습관 개선해야=최근 유방암 환자 수는 급증하고 있지만, 조기 검진이 활성화되어 비교적 초기에 속하는 0기나 1기에 암을 진단받는 비율이 57.5%로 상승했다. 자기 유방을 보존하는 부분 절제술 역시 계속 상승 중이다. 0∼2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 이상에 달한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연령별로 조기검진 권고 지침을 만들었다. 30세 이후에는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권하고,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 검진,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으로 임상 진찰과 유방 촬영을 할 것을 권한다. 고위험군은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위험 인자 중 스스로 조절 가능한 요소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알코올을 하루 10g(알코올 40% 위스키 25㎖, 25% 소주 40㎖, 12% 포도주 85㎖, 맥주 250㎖)을 이상 섭취하면, 폐경 여부와 관계없이 유방암 발생위험이 7∼10% 정도로 높아질 수 있으므로 되도록 음주는 삼간다.

포화 지방 섭취량이 많을 경우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상승할 수 있으므로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주일에 5회 이상 45분∼1시간 정도 하는 운동과 채소 및 과일 섭취는 유방암 위험을 감소시키는 인자로 꼽힌다. 특히 폐경 후에는 지방 조직이 에스트로겐의 주된 공급원이므로 체중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한세환 유방암학회 이사장(아주대병원 유방암센터장)은 “세계보건기구도 한국을 유방암 위험이 큰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젊은 여성은 활발한 사회 진출과 변화한 생활로 정기적인 검진이 더 중요해졌다. 음주, 식생활, 운동 등 스스로 조절이 가능한 인자에 신경 쓰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다면 유방암은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