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동물생명과학대학 건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이 발생했다. 소속 연구원 21명이 집단 감염됐고 건물 한 개 동이 폐쇄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연구원들을 국가 지정 격리 치료 병상으로 이송하고 관련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파력이 강했던 병원체가 무엇인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메르스 악몽에 시달렸던 국민들이 다시 불안해할 정도다.
환자가 처음 발생한 것은 지난 19일이다. 대학원생 4명이 폐렴과 유사한 증상을 보여 건국대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이들은 이 대학 동물영양학 연구실 소속 연구원으로, 지난주 경기도 안성에서 열린 ‘젖소 품평회’와 충북 충주에 있는 대학 소유 동물농장에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환자 수가 늘었다. 27일에는 10명이 됐고 28일에는 21명까지 불어났다. 폐렴 증상은 건물 내 동물 관련 실험을 하는 인접한 실험실 세 곳에 있던 석·박사 과정 연구원들에게서 나타났다. 환자들은 주로 폐렴, 기침 등 호흡기 증상과 발열 증상을 보이고 있다. 중증 폐렴 환자는 없어 일단 메르스는 아닌 것으로 추정돼 그나마 다행이다.
문제는 최초 보고가 늦었다는 데 있다. 건국대는 처음 증상이 나타난 지 8일 만인 27일 보건 당국에 ‘원인불명의 폐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다음날 중앙역학조사반을 현장에 파견했고 건물은 폐쇄됐다. 환자 격리 조치도 27일에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측의 신고와 대응이 조금만 빨랐다면 환자 확산을 최소화할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보건 당국은 학교 측과 협조해 전 학생과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능동감시 모니터링을 실시 중이다. 건국대는 29일 모든 단과대에 안내문을 붙여 8∼28일 동물생명과학대를 방문한 학부생과 대학원생, 교수와 직원 중 열이 37.5도 이상 오른 경우 질병관리센터로 연락할 것을 당부했다. 전날 오후에는 이 건물을 이용하는 학생과 교수, 직원 등 850명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같은 내용을 공지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환자와 직접 접촉한 사람을 모두 찾아내 관련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전염병 초기에는 지나칠 만큼 과도하게 대처해야 확산을 미연에 막을 수 있는 법이다. 그것이 메르스 사태에서 배운 교훈이 아니던가. 전문가들은 집단 폐렴이 인수(人獸) 공통 감염병인 브루셀라나 가축 배설물을 통해 감염되는 Q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건 당국은 현장 역학조사관을 대폭 늘리고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무엇보다 확산 차단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메르스 공포에 떨었던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 완벽한 초기 대응으로 원인을 찾아내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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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국대 집단 폐렴 사태, 최악의 경우 가정해 대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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