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존 프리먼, 세계적 작가 70명을 인터뷰하다

Է:2015-10-2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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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프리먼의 소설가를 읽는 방법 / 자음과모음

[책과 길]  존 프리먼, 세계적 작가 70명을 인터뷰하다
[책과 길]  존 프리먼, 세계적 작가 70명을 인터뷰하다
독일의 귄터 그라스, 남아공의 나딘 고디머, 영국의 도리스 레싱, 중국의 모옌, 미국의 마이클 커닝햄·조이스 캐럴 오츠·이안 매큐언·필립 로스·인도의 살만 루시디·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

숫자를 세기도 숨이 가쁠 만큼 많은 작가를 인터뷰했다. 무려 70명. 문학을 모르는 사람도 들어봄직한 이름이 즐비하다. 이들 가운데 7명이 노벨문학상, 8명이 퓰리처상(미국), 9명이 내셔널북어워드(미국), 7명이 부커상(영국), 12명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미국)을 수상했다.

세계 문학사에 족적을 남긴 벅찬 이름들 때문에 덥석 손길이 갔다가 문득 인터뷰한 사람이 누굴까 하는 궁금함이 생긴다. 저자 존 프리먼(41)은 영국 유명 문예지인 그랜타(granta)의 편집장을 지냈다. 전문가적 시각과 경험은 자신이 인터뷰한 70명의 소설가가 어떻게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는지, 그 문학적 광맥을 정확히 포착하는 지적 나침반 역할을 했을 것이다.

‘양철북’을 탄생시킨 귄터 그라스. 그는 자서전 ‘양파 껍질을 벗기며’를 통해 소년시절 나치 친위대에 복무한 사실을 밝혀 독일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인물이다. 정작 작가적 양심을 더 아프게 건드린 건 소년시절의 침묵이었다. 어느 날 사라진 선생님, 나치에게 즉결 처분을 받고 처형당한 조종사 삼촌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고 통렬히 반성한다. 거기에 대한 답 찾기가 수정되고 변주되며 ‘양철북’ 같은 흡입력을 갖춘 작품 속 인물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저자는 해석한다.

나딘 고디머가 멈추지 않고 진화하는 작가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도 들려준다. 반인종주의를 표방하며 정치성 짙은 작품을 발표해왔던 고디머는 1974년 ‘보호주의자’로 부커상을 받았다. 아파르트헤이트(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가 종식되자 세상은 그녀의 작품 세계가 빛을 잃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녀는 남아공에서 94년 첫 자유선거가 치러진 이후로도 묵직한 책들을 지속적으로 출간했다. 에이즈 창궐, 빈곤, 범죄 등 또 다른 이슈로 옮아갈 뿐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작가들의 문학이야기를 듣다보면 세계사적 상식과 인식의 지평이 넓어진다. 케냐의 소설가 응구기 와 시옹오는 영국 유학 중 ‘아이야 울지 마라’를 출간했다. 동아프리카 작가가 출간한 최초의 영어소설이다. 귀국 후 그는 그런 과거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모국어의 멸종을 막기 위해 아프리카 작가들이 모국어로 귀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77년 케냐 군부를 비판해 투옥된 그는 감옥에서 휴지조각에 소설을 썼는데, 그것이 현지어인 기쿠유어로 쓴 최초의 근대소설이다. 이처럼 5∼6쪽의 길지 않은 분량에 거장들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니 이만한 문학교양서가 없다. 젊은 작가 최민우·김사과가 번역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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