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미투’제품 서로 감시… 줄잇는 법정다툼

“화장품 업계는 트렌드가 너무 자주 바뀌어요. 그래서 한 상품이 히트를 치면 따라가는 것도 버겁지요.” 화장품업계 종사자의 말이다.

스타 브랜드를 모방 후 인기에 편승하려는 ‘미투제품’이 늘고 있다. 특히 화장품업계는 강한 트렌드와 너무 자주 바뀌는 속성이 때문에 더 심각하다. 이를 보다 못한 원조업체들은 미투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동종업체와의 소송전쟁도 불사하고 있다. 소송을 통해 감시의 눈을 강화하고 있는 것인데, 요즘 화장품 업계의 변화로 지목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업계의 미투제품 소송전이 한창이다. 소송전은 업계에서 이례적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특허권과 관련한 인식이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토니모리는 지난 7월 더샘이 자사의 ‘피치핸드크림’의 디자인과 성분을 모방했다며 법적인 조처에 돌입했다. 지난 5월에는 더샘이 토니모리를 상대로 대나무 수딩젤의 성분과 디자인을 따라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화장품 업계에서 미투제품이 소송전의 양상으로 불거지는 경우는 드물어 이목을 끌었다. 그만큼 자사의 대표상품에 대한 특허권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클레어스코리아의 마유크림은 비슷한 제품들에 대해 처음부터 강력하게 제지한 사례다. 제품의 인기로 4개 업체들이 마유 성분과 케이스 디자인까지 똑같이 베낀 저렴한 제품을 양산, 브랜드에 손해를 끼쳤다. 결국 이 업체들과 4건의 상표권 법적 분쟁에 돌입한 결과 올해 7월 법원의 인정을 받고 가처분신청에서 승소했다. 이와 비슷하게 헤라의 ‘UV미스트 쿠션’도 위조품이 유통돼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또 2012년 아모레퍼시픽이 LG생활건강을 상대로 제기한 에어쿠션 특허소송이 있다. 1심에서 LG생활건강이 승소했으나, 2심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외에도 아모레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쿠션 제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같은 줄 소송은 화장품업계가 트렌드에 민감한 데다 성분의 한계, ODM제품이 많아 형성된 낮은 진입장벽, 아이디어 상품의 쉬운 모방가능성 등으로 미투제품을 대부분 용인해 왔었던 관습과 배치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만큼 이제는 원조 업체들이 두고 보지 않는 상황”이라며 “그간 묵과하고 넘어갔던 상품 모방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화장품업체는 소송을 피하기 위해 성분을 약간 다르게 한다든가, 용기 디자인을 덧입혀 비슷하지만 다른 제품을 만들어내는 등 차별화에 힘을 쓰고 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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