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의혹’ 삼성 야구 선수 2명 홍콩 출국 확인… 아직 혐의 입증할 만한 단서 없어

원정 도박 의혹을 받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한국시리즈에 나올 수 있을까. 해당 선수들이 주전급인 만큼 이들의 출전 여부는 경기 승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내사 대상인 삼성 라이온스 선수 2명이 비슷한 시기에 홍콩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동시에 출국한 건 아니지만 마카오에는 같이 갈 수 있는 시기라고 했다. 홍콩에서 마카오까지는 배로 약 1시간 거리다. 두 사람이 마카오에 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8월 중순에 두 선수가 마카오 카지노에서 10억원이 넘는 규모의 도박을 벌였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국내 조직폭력배가 현지에서 운영하는 ‘정킷방’을 통해 도박자금을 융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킷방은 현지에서 돈을 빌려주고 국내 계좌로 돌려받는 일종의 환치기 창구다.

국내 3개 조직폭력 단체는 마카오 카지노에서 운동선수와 기업가 등을 대상으로 함께 정킷방을 운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환치기에 이용됐다는 은행계좌 거래내역을 차례로 들여다보고 있다. 여기에 선수 계좌는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조폭 등 정킷방 운영자와 선수 간에 연락한 내역이 있는지 통신내역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연결고리를 찾고 있다. 아직 선수들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단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광수대 관계자는 “이제 첫발을 내딛은 거다. 종합분석을 해야 하는데 환치기 계좌를 보는 것부터 시간이 걸린다. 세탁 가능성도 있어 수사가 엄청 오래 걸린다”고 했다. 이달 26일 열리는 한국시리즈 시작 전에 선수에 대한 소환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국시리즈 출전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구단 측은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지금 딱히 액션을 취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강창욱 박세환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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