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개발·재건축 ‘전자입찰제’ 도입… 비리 차단

서울 강동구 길동 신동아3차 재건축조합은 지난 6월 조달청이 운영하는 누리장터를 통해 석면조사 용역사업에 대한 전자입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최저가업체 투찰금액이 최고가대비 6분의 1에 불과해 저렴한 비용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서울시는 이처럼 투명한 업체선정으로 비리를 사전에 차단하고 사업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비사업조합의 공사·용역 계약에 대한 전자입찰제를 12일 전면 도입한다고 11일 밝혔다.

전자입찰은 조달청의 전자입찰시스템인 누리장터를 통해 이뤄진다. 시는 이를 위해 관련 상세 매뉴얼을 제작해 12일부터 모든 현장에 배포할 예정이다.

누리장터는 공사·용역의 입찰, 계약, 대금지급 등 업체선정 전 과정을 전자적으로 진행하는 전자입찰시스템으로, 조달청이 지난 1월 5일부터 민간수요자 전용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자입찰 도입 전에는 조합이 공사·용역 입찰을 진행해 협력업체를 선정하면서 예정가격 없이 입찰 및 계약하거나 용역비를 과다 책정하는 등 비합리인 사례들이 있었다. 또 이 과정에서 특정업체가 개입해 용역 내용과 비용을 임의로 정하거나 지명경쟁 방식을 악용해 조합과 사전에 약속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각종 부조리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서울시는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도시정비법에 명시된 설계자, 시공자 등 주요 용역업체 선정을 제외한 기타 공사·용역업체 선정 시 전자입찰을 실시하도록 했다.

조합은 누리장터를 통해 이용자 등록 및 인증서 신청을 하게 되고, 조달청 승인 후 공인인증기관에서 발급받은 공인인증서를 누리장터에 등록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정비사업조합은 입찰 전 누리장터를 통해 용역에 대한 ‘견적’을 받아 예정가격을 추정할 수 있으며, 이를 입찰공고에 활용하거나 업체가 제시하는 가격이 적정한지 판단할 수 있다.

아울러 나라장터에 등록된 모든 업체들이 입찰에 참가할 수 있어 공개경쟁으로 인한 용역품질의 향상과 사전 결탁 등 용역비리 차단 효과가 기대된다.

누리장터에 등록된 업체는 25만 여개에 달하며, 이는 조달청이 제시하는 분야별 조건을 충족하는 적격업체로 부적격 업체는 입찰 자체가 불가능하다.

서울시는 전자입찰에 대한 홍보를 병행해 조합의 자율 시행을 권고하고 정부에 도시정비법 개정을 건의, 기타 모든 용역에 대한 전자입찰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정비사업을 둘러싼 많은 문제가 업체 선정과정에서 발생하는데 전자입찰을 통해 자질있는 업체가 적정 가격에 선정되면 그 이익은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만큼 많은 조합들이 전자입찰에 적극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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