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파고 넘어라” 위기의 인터넷 포털… 네이버·다음 ‘사이버 맹주’ 17년 스토리

Է:2015-10-02 02:51
:2015-10-0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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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페 인기 불구 네이버 지식인에 밀려 만년 2위

“모바일 파고 넘어라” 위기의 인터넷 포털… 네이버·다음 ‘사이버 맹주’ 17년 스토리
10년 이상 포털 사이트 1위를 지켜온 네이버는 최근 하드웨어(HW)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골자로 하는 '프로젝트 블루'를 발표했다. 더 이상 포털에 머물지 않고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를 융합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네이버와 함께 포털 양대산맥을 이루던 다음은 지난달 23일부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해 10월 카카오와 합병하면서 다음카카오라는 사명을 쓴 지 1년 만에 다음이 지워진 것이다. 다음은 여전히 포털 사이트 서비스로 남아있지만 기업으로서 다음은 생명을 다했다. 네이버와 다음 틈바구니에서 작은 비중이지만 꾸준한 걸음을 해 온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는 우여곡절 끝에 SK텔레콤의 품에 안겼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인터넷 세상을 항해하려면 꼭 거쳐야 했던 포털 사이트는 이제 시대의 변화에 맞춰 새로운 변신을 해야 할 상황이 됐다.

X세대의 아지트

우리나라 포털 사이트는 1998년 한메일넷부터 시작됐다. 97년 국내 최초 무료 웹메일 서비스로 출발한 한메일넷은 1년 반 만에 100만 회원을 돌파하며 ‘웹메일 열풍’을 불러왔다. 90년대 후반만 해도 이메일이라는 개념이 낯설 때라 메일 계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유행에 앞서가는 사람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98년 당시 국내 인터넷 이용자는 약 400만명 수준이었다. 전체 25%가 한메일넷 사용자였던 셈이다.

많은 이용자를 기반으로 98년 한메일넷은 포털 사이트로 새단장했고 99년 이름을 다음으로 바꾸면서 본격적인 포털 시대를 알렸다. 한메일과 인터넷 커뮤니티인 다음 카페를 중심으로 X세대의 사이버 아지트 역할을 했다.

97년 삼성SDS 사내벤처로 출범한 네이버는 98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음보다 늦었지만 네이버가 1위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지식인’ 검색 서비스였다. 90년대 말에는 국내에 인터넷 사이트가 많지 않았고, 검색 결과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네이버는 2002년 10월 사용자끼리 묻고 답하는 방식을 검색에 접목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부족한 콘텐츠를 사용자 참여로 보완한 것이다. 어느 순간 뭔가 찾아볼 게 있으면 “네이버에 물어봐”라고 얘기하는 게 일상이 될 정도로 네이버의 영향력은 막강해졌다.

네이버와 다음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뉴스를 전면에 배치하며 사용자를 끌어들였다. 검색의 완성도가 높아져 차별화가 힘들어진 탓이다. 이밖에도 쇼핑, 웹툰, 부동산 등 다양한 콘텐츠를 포털 사이트 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이용자를 묶었다.

야후, 라이코스 등 해외 포털 사이트들도 90년대 후반부터 국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해외에서만큼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국내 포털 사이트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이다. 야후는 2012년 말 국내에서 철수했다. 구글이 강력한 검색 기능을 앞세워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할 때도 우리나라는 네이버와 다음의 양강 구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모바일로 떠난 밀레니얼스

영원할 것 같았던 포털의 영향력은 2009년 국내에 아이폰 등장과 함께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서서히 균열이 생겼다. PC 시절 포털 사이트가 하던 역할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대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PC에선 포털에 접속해 검색을 하고 포털이 인도하는 데로 따라 서비스에 접근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앱을 통해 바로 서비스에 도달할 수 있었다.

PC통신으로 인터넷을 시작한 X세대는 포털 사이트를 통해 모든 서비스에 접근했다. 하지만 밀레이널스(1980년대 중반∼2000년대 태어난 세대)는 스마트폰 앱을 먼저 찾았다.

포털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모바일 전용 홈페이지를 만들고 스마트폰 앱도 개발하는 등 시대 변화에 대응했다. 하지만 인터넷 이용 패러다임이 바뀐 상황에서 포털의 영향력은 예전 같을 수 없었다.

포털은 이용자 감소로 서서히 위력을 잃어갔다. 다음은 이용자가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겼다가 지난해 카카오와 합병해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하지만 ‘다음의 부활’보다는 카카오에 날개를 달아주는 성격이 강했다.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한 셈이기 때문이다. 다음의 최대 주주는 이재웅 다음 창업자였지만, 다음카카오의 최대 주주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었다. 다음카카오는 1년 만에 다음을 지웠다. 새로 나온 서비스는 모두 카카오란 이름을 달았다. 다음은 검색, 메일, 카페 등 일부 서비스 이름으로만 남았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는 더 파란만장했다. 네이트는 2002년 네츠고, 라이코스코리아 등과 합쳤고, 2006년에는 엠파스를 인수하며 힘을 키웠다. 싸이월드, 네이트온의 인기로 한때 포털 사이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싸이월드가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밀렸고, 카카오톡의 등장으로 네이트온의 인기도 시들면서 점점 입지가 줄었다. 지난해 초에는 싸이월드를 분사시켰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10월 IHQ에 인수될 예정이었다. 지난달 24일 다시 SK텔레콤으로 넘어갔다. IHQ가 채권단의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해 계약이 파기됐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차세대 플랫폼 사업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와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플랫폼에 승부수

1세대 포털의 미래 비전에는 두 가지 단어가 꼭 들어간다. 글로벌과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포털 사이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다. 사람을 모으고 머무르게 하는 노하우는 10년 이상 축적해 왔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략은 스마트폰 시대의 구글을 보면서 위력을 절감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전 세계 시장에 깊숙이 스며드는 걸 봤기 때문이다.

포털들은 스마트폰 이후 시대를 보고 글로벌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네이버가 ‘프로젝트 블루’를 통해 글로벌 플랫폼을 선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SW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만큼 HW쪽과 협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되면 SW와 HW가 긴밀하게 융합해야 한다.

다음은 그동안의 서비스 노하우를 카카오 플랫폼에 녹여내게 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을 선언했고, 글로벌 진출 계획도 준비 중이다. 네이트는 SK텔레콤이 추진 중인 IoT 플랫폼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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