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WCC-남북교회 지도자 내달 평양서 만난다… 한반도 긴장완화와 화해·교류 방안 모색

‘동북아 평화 포럼’ 참석 아붐 WCC 중앙위 의장

WCC-남북교회 지도자 내달 평양서 만난다… 한반도 긴장완화와 화해·교류 방안 모색 기사의 사진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한 국제 에큐메니컬 포럼’ 참석차 한국을 찾은 아그네스 아붐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회 의장은 1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회가 상처 입은 자들을 치유하고 진정한 화해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 ‘화해자’ 역할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교회와 남북한교회 지도자들이 한반도 긴장완화와 화해·교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음 달 평양에서 머리를 맞댄다.

아그네스 아붐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회 의장은 1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달 하순 피터 프로브 WCC 국제위원회 국장 등 간부들이 평양을 방문해 북한교회 인사들과 디아코니아 협력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평화는 결코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WCC는 과거 냉전 질서나 이데올로기적인 갈등으로 고난 받은 이들을 화해의 삶으로 이끌려는 큰 틀에서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고 지속해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붐 의장이 언급한 것은 다음 달 24일부터 7일간 평양에서 열리는 ‘한반도 에큐메니컬 포럼’ 실행위원회의다. WCC 등 세계교회 지도자들이 조선그리스도교연맹(KCF),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대표자들과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 평화통일과 북한 개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WCC 측에선 프로브 국장과 함께 장상 WCC 공동회장이 동행하며 NCCK 김영주 총무가 한국교회를 대표해 참석할 예정이다. 8·25 남북합의와 이산가족상봉 등에 이어 열리는 행사인 만큼 구체적인 대북 교류 방안을 찾아낼지 주목된다.

2013년 WCC 10차 부산총회에서 선출된 아붐 의장은 11일부터 사흘간 열린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한 국제 에큐메니컬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아붐 의장은 한반도 통일 문제를 WCC 10차 총회의 후속작업인 ‘정의와 평화를 위한 순례’의 하나로 바라봤다. 그는 “화해와 통일은 오랜 시간 인내가 필요한 여정”이라며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순례의 길을 오랫동안 걷다 지친 분들이 고갈되지 않도록 돕고 새로운 순례자들을 초대해 함께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붐 의장은 특히 교회가 상처 입은 자들을 치유하고 진정한 화해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 ‘화해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교회가 전쟁을 겪은 세대의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분단 구조 속에서 좌우 이념 대립으로 상처 입은 분들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그들의 기억을 젊은 세대가 공유하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 평화 치유 화해라는 복음적 가치들이 통일 이후 한반도를 지배하는 가치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은 분단 70년을 맞아 세계교회가 한반도 통일을 위해 지원해 온 역사를 되짚어보고 새로운 동력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한국기독교장로회가 공동 개최했으며 WCC를 비롯해 독일 미국 러시아 일본 등 각 나라의 교회 지도자 90여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한반도 평화통일 과정에서 정부 주도 정책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났다”며 “교회가 교회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성경적 가치를 통해 정치·사회·경제 영역을 견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리스 라이스 미 듀크대 신학대학원 화해센터 동북아시아 선임연구원은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정책이 오히려 남과 북의 군비 증강 경쟁을 불러오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성경 속에 등장하는 진정한 ‘애도’야말로 화해와 평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귀한 선물이라고 강조하며 비록 일부지만 미국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회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한국과 미국, 극동아시아의 연구자들이 함께 연구하며 삶을 공유하고 고통의 공간과 희망을 나누며 협력해나가자”고 말했다.

이기호 한신대 교수는 “김대중정부와 참여정부의 통일정책 기조가 정권이 바뀐 뒤 한순간에 뒤집히는 데서 볼 수 있듯 정부 정책만으로는 진전을 보기 어렵다”며 “통일문제에는 상향식 접근 방식이 중요하며, 교회가 도덕적 선취권을 앞세워 정치·경제·사회 영역을 설득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위르겐 라이첼 독일개신교선교연대 사무총장은 “먼저 통일을 경험한 독일교회는 한국의 비극적 분단에 역사적 의무가 있다”며 “각자 교회로 돌아가 전 세계 교회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한 성명서’에 동의했음을 상기시키고 약속한 것을 하도록 요청하자”고 말했다. 그는 독일 헤센나사우주교회가 오는 12월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북한교회 관계자들을 초청했다고 소개하며 북한이 교회를 통해 국제사회와 더 가까워지기를 소망했다.

참석자들은 13일 경기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기도회를 마지막으로 포럼 일정을 마무리했다.글·사진=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문서선교 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