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밤 사우디아라비아 성지 메카의 마지드 알하람(Masjid al-Haram·그랜드 모스크) 크레인 붕괴 사고로 대규모 인명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사우디 왕가의 위상이 훼손될 조짐이다. 이슬람권의 가장 성스러운 연례행사인 하지(성지순례)를 불과 열흘 앞두고 ‘순례 코스 1순위’ 건물에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은 12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이 사고 현장과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잇달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강력한 왕권제인 사우디에서 국왕이 재해 현장에 서둘러 나타나고, 직접 민간인을 병문안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번 사고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국왕은 현장에서 “붕괴 이유를 철저히 조사해 모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사고는 당일 오후 5시30분쯤 초속 23m의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리면서 발생했다. 사원 밖의 크레인 한 대가 사원 내부로 무너지면서 107명이 숨지고 230여명이 다쳤다. 마침 금요 예배가 열리던 때여서 인명피해가 컸다.
사우디 정부는 하지 때 압사사고가 반복되자 한꺼번에 220만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사원 규모를 40만㎡ 늘리는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통상 사우디의 대형 공사는 외국 건설사들이 맡아왔지만 이 공사는 사우디 최대 건설업체인 사우디빈라덴그룹이 맡은 것으로 확인돼 사우디 왕가가 더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 그룹은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배출한 가문이 운영하고 있고, 왕실과도 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카의 주지사도 사우디 왕가 출신인 칼레드 알파이잘 왕자다.
사우디 왕가는 성스러운 행사를 앞두고 ‘불상사’가 발생해 민심이 흉흉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이슬람권에서는 대규모 증축공사가 검소한 삶을 강조한 이슬람의 가르침에 거스른다는 비판도 있었다. 무엇보다 세계 각지에서 온 순례자들이 숨지면서 이슬람 종주국으로서의 체면도 구겼다. 순례객이 줄어들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사우디 정부는 “올해 하지를 예정대로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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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서 초대형 참사… 사우디 건설사 작업 도중 크레인 덮쳐 330여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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