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VOD 업체 ‘넷플릭스’ 내년 한국 온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내년 초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내 통신 및 방송 시장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업체들은 콘텐츠 시장 활성화 기대감과 동시에 넷플릭스 플랫폼에 종속화될 것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그레그 피터스(사진) 넷플릭스 글로벌 사업 총괄책임자는 9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 2015) 개막식 기조강연에서 넷플릭스의 내년 초 한국 진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도 보도자료를 통해 “콘텐츠는 물론 세계 가전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이 아시아 및 세계 시장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성장을 견인할 전략적 거점”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을 인터넷이 연결된 환경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다. 50개국 65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의 일일 시청시간 합계는 1억 시간이 넘는다. 최근 몇 년간 ‘하우스 오브 카드’ ‘데어데블’ 등 자체 제작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만들며 단순한 동영상 서비스 업체가 아닌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급부상했다.

넷플릭스가 국내에 언제, 어떤 형태로 서비스할 것인지는 미정이다.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통신사와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또 국내 전용 콘텐츠 확보를 위해 지상파, 케이블 TV 업체 등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는 국내 통신사, 방송사 등과 접촉하며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는 스페인에서는 보다폰, 일본에서는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았다. 넷플릭스는 초고화질(UHD) 콘텐츠까지 서비스하는데, 통신사 입장에서는 넷플릭스로 인해 네트워크에 부하가 많이 걸린다. 미국에서는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더 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일본 후지TV와 협력해 ‘테라스 하우스’라는 자체 제작 드라마를 일본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 방송사와 콘텐츠 업체들도 넷플릭스와 협력해 콘텐츠를 생산, 해외 시장에 진출할 길이 열린 셈이다. 반면 그동안 국내 업체를 통해 콘텐츠를 공급하던 해외 영화사나 드라마 제작사가 넷플릭스를 통해 직접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외 콘텐츠가 넷플릭스로 집중되면 사용자들이 기존 서비스를 해지하고 넷플릭스로 몰리는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

미국에선 넷플릭스가 활성화되면서 유료 방송을 해지하는 ‘코드커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넷플릭스가 유료 방송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화질에 따라 650∼1450엔(약 6500∼1만4500원)의 요금이 책정됐다.

피터스 총괄책임자는 “한국 콘텐츠 업계와의 긴밀한 관계 구축을 통해 한국 콘텐츠의 해외 수출은 물론 해외 콘텐츠를 한국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 보다 활발한 콘텐츠 교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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