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을새김-배병우] ‘좋은 시절’ 벌써 끝나나

Է:2015-09-01 00:30
ϱ
ũ

경기 호전 맛도 못 본 채 대외환경 악화, 구조조정 과단성 부재… 2017년 위기론

[돋을새김-배병우] ‘좋은 시절’ 벌써 끝나나
최근 중국경제 둔화와 주식시장 연쇄 급락으로 확인된 게 있다. 이젠 미국뿐 아니라 ‘중국이 재채기만 해도 세계가 감기에 걸린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을 거쳐 미 폭스TV 경제전문기자로 있는 트리시 리건이 최근 소셜미디어 ‘링커드인’에 이와 관련해 글을 올리자 수백건의 댓글이 달렸다.

그중 한 월가 금융사 간부가 올린 글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우리(미국)가 수년간 누려 왔던 편안하고 훌륭한 상대적 안정기는 이제 종말에 이르렀다. 거대한 혼란과 격동기가 앞에 있다. 우리는 여력이 있을 때 온 힘을 다해 이에 대비해야 한다.”

한마디로 호시절이 끝났다는 선언이다. 세계 주요 경제 중 느리긴 하지만 가장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온 미국이 이제 고난의 시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은 그렇다 치고 호시절의 맛도 못 본 한국은 어떡하나. 연속되는 성장률 하락에다 고용난에 위협을 받아온 한국인들은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을 부러워하고 우리의 불운을 한탄하는 것마저 사치인 듯하다.

시중에 나도는 ‘2017년 한국경제 위기론’을 보자. 미국 금리 인상 여파, 엔저(엔화 약세) 장기화에 따른 수출 타격, 이를 수습할 정치력 공백 등 세 가지가 복합되면서 2017년쯤 한국경제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우선 이달이나 12월 미 연준(Fed)이 금리를 올리면 한은도 6개월 이후에는 외국 자본 유출 우려로 결국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 예측한다. 이어 한국의 경우 금리 변동이 실물경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평균 6개월이 걸리므로 2017년에 가계와 기업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주지하다시피 이미 가계부채는 1300조원이 넘고,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이 전체의 15∼25%에 이른다.

가랑비에 옷 젖듯 조금씩 축적돼 온 엔저 충격이 전 경제 부문으로 확산되는 시점도 그때쯤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을 포함해 수출업체들이 엔저와 위안화 평가절하로 샌드위치되면서 내후년에는 생산 감축과 근로자 일시 해고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앞의 두 가지가 경제적 측면을 담았다면 세 번째는 정치적 요인이다. 2017년은 박근혜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로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임기 마지막 해에 현직 대통령의 정치력이 위험한 수준으로 떨어지는 게 반복되고 있다. 대통령 레임덕(권력누수 현상)과 리더십 부재로 다가오는 경제위기를 방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물론 모든 비관론이 그렇듯 2017년 위기설도 논리의 비약과 극단적 상황만을 모아놓은 허점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정책 당국의 대응력 저하를 우려하는 세 번째 요소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우리 경제정책 당국은 엔고(엔화 강세)라는 ‘행운’으로 우리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졌던 이명박정부 시절에도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여러 차례 미뤘다.

뒤늦게 시작한 건설·조선·해운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도 정치권 눈치보기, 금융 당국의 전문성과 의지 부족으로 부실기업 연명 정책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과감하고 효율적인 구조조정이 실종되면서 이 과정에서 위기 시 마지막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할 국책은행의 부실 우려가 커진 것은 우려할 만하다. 수출입은행의 6월 현재 은행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10.01%로 국내 은행 중 최하위로 떨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산업은행도 대우조선에 거액을 물리면서 ‘구원투수’로 나서기 어렵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배병우 국제부 선임기자 bwbae@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