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청년 1명이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동학(33) 혁신위원이다. 그는 여당발(發) 청년일자리 정책에 격하게 반발하는 야당 안에서 당의 입장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대표에게 ‘임금피크제와 노동시간 단축을 맞교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이 위원은 ‘86(80년대 학번·60년대 생)그룹 험지출마론’도 제기했다. ‘86그룹이 후배들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를 보는 당내 시선은 싸늘하다. ‘철없는 얘기’를 하는 정치 초년생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배후가 있지 않고선 저런 말을 할 수 없다”는 ‘배후론’도 나온다. 새누리당이 ‘임금피크제를 받아야 한다’는 이 위원의 주장을 반기자 ‘새누리당과 (생각이) 더 맞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한 인사도 있다. 일부 당직자는 “새누리당 이준석 따라하기 아니냐”는 조소를 보냈다. “혁신위 활동을 하라고 했더니 자기정치만 한다”는 비판도 많았다.
이 위원은 국회의원이 아니다. “당내 의원들이 얼마나 많은데 일개 원외 인사의 주장에 신경을 쓰겠느냐”는 한 당직자의 말도 일리가 없지 않다. 이 위원이 주장하는 ‘대안 없이 반대만 하는 무능한 야당론’도 하루이틀 얘기가 아니다.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청년세대의 아픔을 돌보겠다’면서 당 청년 위원의 의견에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그는 청년세대를 대변하기 위해 뽑힌 당 청년위 부위원장이다. 실현 여부를 떠나 제1야당의 거물 정치인 누구도 그의 제안에 ‘듣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의 주장엔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많다.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제안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배후음모론’ ‘자기정치론’ 같은 색안경을 끼고 그의 제안을 바라보는 게 생산적이진 않다. 되레 그런 잣대가 청년들에겐 기성정치의 한계처럼 보일 것이다. 문 대표는 지난달 9일 청년세대의 고충을 직접 듣겠다며 커피숍을 찾아갔다. 아르바이트생 옷과 모자 차림으로 사진도 찍었다. 청년들은 ‘알바생 코스프레’를 한 제1야당 대표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 목소리가 지금 이 순간 정치에 얼마나 반영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즉시 대답하길 원할 것이다.
문동성 정치부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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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자-문동성] 청년 혁신위원의 쓴소리 외면하는 제1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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