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패 신동주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완패로 끝난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 후에도 경영권에 대한 의지가 꺾이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주주총회에서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한 만큼 소송 등을 통해 분위기 전환을 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신 전 부회장은 17일 열린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친족 간 의견 차이로 여러분에게 큰 불안을 안겨드려 마음 깊이 사죄드린다”며 “앞으로도 동료 사원 및 거래처 여러분과 함께 나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상정된 2개 안건에 대해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 전 부회장이 반격 카드를 준비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었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이 상정한 안건은 별 진통 없이 모두 통과됐다.

반면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선 주주총회를 통한 상황 반전이 어렵다는 것을 한 번 더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지분을 포함해 우호 지분 3분의 2를 확보할 수 있다”고 공언한 것과 정반대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이 주주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게 재차 확인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소송전으로 좁혀진다.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대표이사에 오르는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점이 있는지 파고들 것으로 관측된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L투자회사 대표이사에 오른 것을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이 몰랐다고 주장해 왔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7일 일본으로 출국하면서 “일본에서 신 회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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