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통일의 마중물·통합의 밀알 되자”… 광복 70년 연합기관·주요 교단 메시지

교회연합기관과 주요 교단·단체들은 오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성명과 선언문을 잇따라 발표했다. 교계는 일본의 통렬한 사죄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개교회주의 금권주의에 익숙한 한국교회의 자성과 연합·일치, 평화통일을 향한 기도·지원 활동 등을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일본 정부는 과거의 잘못을 시인하고 철저히 사죄하며 역사 왜곡을 즉각 중단하라”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올바르고 보편타당한 역사관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한기총은 “한국교회는 소모적인 논쟁과 비판을 지양하고 회개·기도·성령 운동을 통한 영적 대각성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지역과 이념, 세대와 계층의 갈등으로 분열된 우리 사회를 통합하는 원동력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은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지 못한 한국교회의 분열과 교만에 더 큰 책임이 있음을 무겁게 인식할 때 하나님께서는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완성시켜 주실 것”이라며 “독일교회가 그랬던 것처럼 한국교회가 평화통일을 위한 밀알과 마중물이 되자”고 제안했다. 한교연은 “한국교회가 교단과 교파, 보수와 진보의 굴레에서 벗어나 하나가 되는 날 이 땅에 진정한 평화가 임할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영주 목사)는 광복 70주년 선언서를 발표하고 남북의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NCCK는 “남북은 어떠한 이유로도 분단과 증오의 70년을 더 연장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남북 당국은 모든 조건을 내려놓고 남북정상회담을 조속히 개최하며 통일의 과정에 민의(民意) 참여를 적극 보장·확대하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중요한 시대적 사명임을 깨닫고 올해를 민족 자주에 입각한 평화통일의 원년으로 삼기 위해 기도하며 행동하자”고 선언했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대표회장 황수원 목사)는 “선배들의 땀과 눈물, 피로 세워진 이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 운동에 한국교회가 앞장서야 한다”면서 “기독교인들이 우리 사회 각계에서 한 알의 밀이 되고, 소금과 빛이 되자”고 말했다.

주요 교단들은 교단 산하 교회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광복의 기쁨을 전하고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정영택 목사)은 “광복 70주년을 맞이했지만 피로 얼룩지고 진영논리에 갇힌 아픔 속에 놓인 상황”이라며 “민족 공동체가 보다 더 유쾌하고 사랑이 넘치는 만남을 이뤄 치유와 화해, 일치를 이루도록 교회가 기도하고 몸소 실천하는데 앞장서자”고 강조했다.

예장합동(총회장 백남선 목사)은 “교회의 거룩성 회복을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도록 기도하고 힘쓰자”면서 “하나님께서는 민족의 아픔과 고통을 가슴에 안고 울부짖어 기도할 때 통일을 선물로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예장합동은 “전쟁과 피 흘림을 통한 통일이 아니라 서로 화해하고 감싸 안는 통일을 달라고 간구하자”고 권면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전용재 목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시대적 사명을 돌아보아야 한다”며 “우리는 먼저 연합하고 회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감은 “하나님께서 선교사를 보내셔서 이 민족을 세우시고 일으키신 은혜를 잊어버린 것을 회개해야 한다”며 “하나님은 남과 북이 연합하기 이전에 남한에서 함께 생활하고 대화하는 우리 모두가 먼저 연합하기를 원하신다”고 덧붙였다.

예장백석(총회장 장종현 목사)은 “7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라며 “이제 다음세대에 물려줄 가장 큰 유산인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자”고 호소했다. 예장백석은 “우리 안의 분열과 다툼을 회개하고 하나 됨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자”면서 “연합한 교회의 힘으로 통일을 준비하며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는 복음적 통일 국가를 허락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부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