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경천 장군 등 독립운동가 후손 11명에 대한민국 국적 부여 “할아버지 나라는 제게 또 하나의 조국”

Է:2015-08-06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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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11명에 특별귀화 허가

故 김경천 장군 등 독립운동가 후손 11명에 대한민국 국적 부여 “할아버지 나라는 제게 또 하나의 조국”
김현웅 법무부 장관(앞줄 왼쪽 세 번째)과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5일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좌담회를 마치고 안 의사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법무부는 후손 11명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하기로 했다. 곽경근 선임기자
“할아버지의 나라 대한민국은 제게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또 하나의 조국입니다.”

독립운동가 고(故) 김경천 장군의 손녀 갈리나(52)씨는 5일 서울 중구 안중근 기념관에서 한국 방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김 장군은 일제강점기에 러시아 연해주 일대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이끌어 ‘백마 탄 김 장군’으로 불렸다. 그의 가족들은 1937년 스탈린 정권 아래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됐다. 학계 일각에서는 북한 김일성 주석이 그의 항일투쟁 경력을 도용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법무부는 이날 김 장군의 후손 7명과 이위종 지사, 이인 전 법무부 장관의 후손 4명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수여식은 12일 열린다.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독립유공자들의 헌신적 희생을 되새기자는 취지다. 김현웅 법무장관은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함께 안중근 기념관을 찾아 “순국선열의 조국통일에 대한 헌신적 활동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군의 손녀 옐레나(54)씨는 “할아버지는 자유로운 나라에서 사는 꿈을 갖고 계셨다”며 “이번 국적 취득으로 할아버지의 꿈이 실현된 것 같다”며 웃었다.

옐레나씨는 할아버지에 대해 “군인 정신을 유독 강조하셨고, 나폴레옹 전기를 읽고 군인이 되기로 결심하셨다고 한다”고 기억했다. 옐레나씨 자매는 러시아에서 의학을 전공해 의사로 일하고 있다. 옐레나씨는 “할머니께서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할 때 5명의 자녀를 홀로 키웠다”며 부모 세대의 어려움을 전했다. 갈리나씨는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민족에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며 “젊은 세대도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의 손자 이준(50)씨는 프랑스에서 변호사로 일한다. 이 전 장관은 많은 독립지사들을 무료 변호하는 등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이씨는 “국적 수여식이 인생의 커다란 모멘텀이 될 것 같다”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국가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국적 취득자 중 최고령인 이 지사의 외손녀 류드밀라(79)씨는 기념관에서 할아버지의 사진을 발견하고 감격스러워 했다. 이 지사는 헤이그 밀사 3명 중 한 사람이었고, 안중근 의사와 함께 ‘동의회’ 활동을 했다. 외증손녀 율리아(46)씨는 러시아에서 한국 역사를 전공해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강연 활동도 하고 있다. 율리아씨는 “자랑스러운 선조들에 대한 역사를 배우고 알리는 게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2006년부터 매년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특별귀화를 허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932명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했다. 최근 ‘나라사랑 공인신탁’ 제도를 마련했고, 독립유공자 후손의 생계비 교육비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이날 을사늑약에 반대해 의병을 일으킨 허겸 선생의 외현손 김대유(22·중국 국적)씨 등 3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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