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별세… 5선 거물 대화·타협 추구한 의회주의자

5선 국회의원을 지낸 박상천(사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4일 향년 77세로 별세했다. 그는 4월부터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혈액암 투병을 해왔다.

박 상임고문은 민주당 대표를 지내는 등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이었다. 1988년 전남 고흥에서 13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16대까지 내리 4선에 성공했다. 17대 총선에서 낙선했다가 18대 총선에서 국회에 복귀했다.

박 상임고문은 세 번이나 당 원내총무(현 원내대표)를 지냈다. 국민회의 원내총무 시절인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박희태 당시 신한국당 원내총무와 담판을 벌여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의 TV토론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우리 대선 사상 첫 TV토론이었다.

노무현정부 출범 이후인 2003년 열린우리당이 분당하자 민주당에 남았고, 2008년 두 당이 합당해 통합민주당이 출범하자 초대 공동대표를 맡았다.

박 상임고문은 김대중 전 대통령 앞에서도 말을 자르고 의견을 관철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었다. 강력한 소신으로 유명했지만, 동시에 철저하게 대화와 타협을 추구하는 의회주의자였다. 김 전 대통령 면전에서 담배를 피운 일화도 유명하다. 19대 총선을 앞둔 2012년 2월 가족들의 바람에 따라 불출마를 선언하고 사실상 정계에서 은퇴했다.

서울대 법대 동기이자 1988년 이후 박 상임고문과 정치생활을 함께했던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자신을 ‘짝 잃은 거위’에 비유했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인데 그렇게 가버리니 허망하고 섭섭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 전 의장은 “1년 전쯤 서울대 법대 동기모임에서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1961년 13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한 박 상임고문은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장 등을 역임했다.

빈소는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특실 31호실. 유족으로는 부인 김금자씨, 장녀 유선씨 등 1남 2녀가 있다. 가수 출신인 박진영 JYP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고인의 5촌 조카이기도 하다. 발인은 6일, 장지는 경기도 광주 시안 가족추모 공원.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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