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60) NH농협은행장이 2011년 리솜리조트 추가대출의 문제성을 내부고발하려던 이모(56) 전 여신심사2단장에게 부장급 자리를 제안하며 회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원병(69) 농협중앙회장에게 리솜리조트 관련 내용을 보고하지 말아 달라며 농협은행 경영진 대표로서 부탁했다는 것이다. 리솜리조트 부당대출 정황을 농협 수뇌부에 보고한 이씨는 내부감찰을 받은 뒤 해임됐다가 지난달 1심 법원에서 해고무효 결정을 받은 상태다.
농협은행의 1400억원대 리솜리조트 부당대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이 은행에서 여신심사 업무를 담당했던 이씨로부터 대출 심사·승인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 중이라고 3일 밝혔다. 검찰은 농협은행의 리솜리조트 자금 지원과 관련해 대출담당 지휘라인을 단계별로 올라가며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농협은행 내부에서 ‘리솜리조트의 대출금 유용 정황을 알지만 추가대출을 승인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신상수 회장 등 리솜리조트 경영진이 공사비 명목으로 대출받은 돈을 부동산 구입 등에 쓴 정황을 포착하고 이미 리솜리조트그룹 전반을 압수수색했다.
이씨는 최근 해고무효 확인 소송 과정에서 A부행장으로부터 들은 말이 있었다고 재판부에 밝혔다. “리솜리조트가 2차 추가대출 80억여원 중 40억∼50억원을 빼돌려 땅을 사는 등 유용했는데, 부도덕한 행위임을 알지만 추가대출을 해줄 수밖에 없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검찰의 집중 조사 대상인 ‘2차 추가대출’ 건에는 김 행장이 관여한 의혹도 제기됐다. 이씨는 재판부에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김 행장은 리솜리조트의 제2차 대출 80억원 승인에 관여했고 대출이 부실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협은행 측은 부장 자리를 제시하며 최 회장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고 회유까지 했다. 경영진 대표로 나온 사람이 당시 금융기획부장이던 김주하 행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김 행장은 ‘리솜리조트 대출이 전액 부실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면서 함구할 것을 부탁했다”고도 준비서면에 적었다.
검찰은 농협은행 측이 리솜리조트 대출을 위해 여신규정을 개정하는 등 심사 절차를 바꿨는지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농협은행은 2011년 7월 리솜리조트가 280억원 추가대출을 신청한 뒤 “여신위원회가 담보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을 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농협은행 측은 “김 행장은 당시 대출이나 인사 문제에 관여할 위치에 있지 않았고 이씨를 만나 회유한 적도 없다”면서 “이씨 주장은 전체적으로 모순되는 내용”이라고 의혹 대부분을 부인했다.
농협은행 내부에서 ‘심사부 게이트’ ‘핵폭탄 대출’ 등의 평가도 나돌았다는 이 대출에 대해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은 아직 부당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자 상환이 정상적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부실대출 여부를 말하기 어렵다”며 “필요하면 대출 심사·승인 과정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리솜리조트 역시 농협은행 부당대출 및 경영진 횡령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80억여원 가운데 상당액이 부동산 구입 등에 유용됐다는 의혹이 인 '2차 추가대출'과 관련해서도 소명에 자신이 있다는 분위기다. 리솜리조트 관계자는 "2010년 90억원을 대출받아 고성 부동산을 매입한 일이 있고, 해당 내역 등을 검찰에 모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영진이 회삿돈을 빼돌린 사실이 전혀 없다"며 "검찰의 수사가 빨리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원 나성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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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농협, 리솜리조트 거액 대출 캘수록 의혹… 내부고발자 “경영진이 부장직 제시 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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