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권 분쟁] “죄송합니다” “어디갔다 왔니” 애매한 대화

Է:2015-08-04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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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신동빈 5분간 ‘父子 대면’어떤 얘기 오갔나

[롯데 경영권 분쟁] “죄송합니다” “어디갔다 왔니” 애매한 대화
일본에서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고개를 숙이며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그는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경근 선임기자
한 달 만에 만난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대면시간은 5분 남짓에 불과했다. 롯데그룹 측은 짧지만 부자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3일 귀국한 신 회장은 공항에서 짧은 인터뷰를 가진 뒤 곧바로 아버지가 머물고 있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 34층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만난 시간은 오후 3시30분쯤이었다. 신 회장은 아버지에게 미리 방문을 알리지 않았다.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이 머무는 집무실 방을 열고 들어갔을 때 마침 방에서는 계열사 대표와 임원, 롯데그룹 정책본부 임원 등 4명이 사업 관련 보고를 하고 있었다. 신 총괄회장 옆에는 신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배석해 있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간 신 회장은 아버지를 보자마자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최근 경영권 다툼 분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을 우선 사과한 것이다. 그러자 보고 중이던 계열사 대표와 임원 중 3명이 눈치를 보며 밖으로 나갔다. 방에는 보고 중이던 임원 1명과 신 총괄회장, 신 전 부회장, 신 회장 등 4명만 남게 됐다. 자연스럽게 이번 사태 주역들의 삼자대면이 이뤄진 셈이다.

신 회장이 사과하자 신 총괄회장은 “어디 갔다 왔니”라고 물었다. 신 회장은 “금일 동경에 다녀왔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신 총괄회장은 “어허”라고 답했다. 신 총괄회장의 답변은 “어디 갔다 왔느냐”고 되묻는 뉘앙스로도 들렸고, “알았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었다고 배석했던 임원은 전했다. 그러자 신 회장은 “동경에 다녀왔습니다”라고 다시 보고하며 “매우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경영권을 두고 서로를 비방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여온 부자간의 대화로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오히려 오랜 출장을 마치고 온 아들에게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가 자연스럽게 안부를 묻는 대화에 가까웠다.

신 회장은 거듭 사과를 마친 뒤 방을 떠났다. 부자간 만남 시간은 채 5분이 안될 정도로 짧았고, 배석했던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 간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이 떠난 뒤 중단됐던 보고를 계속 들었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의 셋째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은 전혀 상반된 주장을 했다. 신 사장은 “신 회장이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오자 신 총괄회장이 ‘빨리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신 총괄회장과 한방에 있다가 신 회장이 들어오자 자리를 비웠지만 열려진 문틈 사이로 신 총괄회장의 고함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신 사장은 또 “신 전 부회장이 옆방에 있었지만 신 회장은 형을 만나지 않고 그냥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 총괄회장이 계열사 대표의 보고를 계속 받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아직도 롯데그룹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건강이상설 등도 너무 부풀려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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