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만난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대면시간은 5분 남짓에 불과했다. 롯데그룹 측은 짧지만 부자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3일 귀국한 신 회장은 공항에서 짧은 인터뷰를 가진 뒤 곧바로 아버지가 머물고 있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 34층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만난 시간은 오후 3시30분쯤이었다. 신 회장은 아버지에게 미리 방문을 알리지 않았다.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이 머무는 집무실 방을 열고 들어갔을 때 마침 방에서는 계열사 대표와 임원, 롯데그룹 정책본부 임원 등 4명이 사업 관련 보고를 하고 있었다. 신 총괄회장 옆에는 신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배석해 있었다.
방문을 열고 들어간 신 회장은 아버지를 보자마자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최근 경영권 다툼 분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을 우선 사과한 것이다. 그러자 보고 중이던 계열사 대표와 임원 중 3명이 눈치를 보며 밖으로 나갔다. 방에는 보고 중이던 임원 1명과 신 총괄회장, 신 전 부회장, 신 회장 등 4명만 남게 됐다. 자연스럽게 이번 사태 주역들의 삼자대면이 이뤄진 셈이다.
신 회장이 사과하자 신 총괄회장은 “어디 갔다 왔니”라고 물었다. 신 회장은 “금일 동경에 다녀왔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신 총괄회장은 “어허”라고 답했다. 신 총괄회장의 답변은 “어디 갔다 왔느냐”고 되묻는 뉘앙스로도 들렸고, “알았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었다고 배석했던 임원은 전했다. 그러자 신 회장은 “동경에 다녀왔습니다”라고 다시 보고하며 “매우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경영권을 두고 서로를 비방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여온 부자간의 대화로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오히려 오랜 출장을 마치고 온 아들에게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가 자연스럽게 안부를 묻는 대화에 가까웠다.
신 회장은 거듭 사과를 마친 뒤 방을 떠났다. 부자간 만남 시간은 채 5분이 안될 정도로 짧았고, 배석했던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 간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이 떠난 뒤 중단됐던 보고를 계속 들었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의 셋째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은 전혀 상반된 주장을 했다. 신 사장은 “신 회장이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오자 신 총괄회장이 ‘빨리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신 총괄회장과 한방에 있다가 신 회장이 들어오자 자리를 비웠지만 열려진 문틈 사이로 신 총괄회장의 고함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신 사장은 또 “신 전 부회장이 옆방에 있었지만 신 회장은 형을 만나지 않고 그냥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 총괄회장이 계열사 대표의 보고를 계속 받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아직도 롯데그룹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건강이상설 등도 너무 부풀려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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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신동빈 5분간 ‘父子 대면’어떤 얘기 오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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