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아픔 씻어낸 아주 특별한 만남… 가정해체 겪은 다문화 母子가족, 위안부 할머니 쉼터 찾다

Է:2015-08-0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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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7명, ‘평화의집’ 방문

함께 아픔 씻어낸 아주 특별한 만남… 가정해체 겪은 다문화 母子가족, 위안부 할머니 쉼터 찾다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오른쪽부터)가 2일 저녁 서울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에서 다문화 이주여성들이 준비한 음식을 맛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호광 인턴기자
“할머니,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세요.”

엄마와 아이들이 큰절을 올리자 할머니들은 손뼉을 치면서 따뜻하게 맞이했다.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로 ‘평화의 우리집(평화의집)’은 특별한 만남의 장이었다. 3년 전 한국교회봉사단이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의 거처로 마련한 이곳에 다문화 모자(母子) 가정 쉼터 ‘유니게의 집’ 식구 7명이 방문한 것.

㈔글로벌디아코니아(이사장 김삼환 목사) 산하 단체인 유니게의 집에는 한국으로 시집왔다가 이혼 등 가정 해체로 갈 곳을 잃은 이주여성과 자녀 등 6가정 10명이 살고 있다. ‘유니게’는 사도 바울의 제자였던 디모데의 어머니로 그리스인 남편을 둔, 성경 속 다문화가정의 여성이다.

평화의집에 머물고 있는 김복동(89) 길원옥(88) 할머니는 ‘아픈 한국사’의 산 증인이다. 김 할머니는 14세 때 일본군에 붙잡혀 가 6개국으로 끌려다니면서 일본군위안부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았다. 길 할머니도 일본군위안부로 험난한 세월을 보내면서 20대 때 자궁까지 드러내야 했다.

베트남 출신의 투이투옹(가명·30)씨는 평화의집에 들어서자마자 월남쌈과 녹두 빙수, 과일과 우엉차 등을 탁자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날 아침 황지나(30·베트남)씨 등 쉼터 식구들과 함께 십시일반 돈을 모아 준비한 음식들이다. 푸짐하게 차려진 저녁 밥상을 보고 김 할머니는 “먹을 게 와 이리 많노?”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음식을 나누고 대화가 오가면서 분위기는 더욱 훈훈해졌다. 유니게의 집 성종숙 소장은 “방문 전에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이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쉼터 가족들에게 상세히 설명했다”면서 “자신들뿐 아니라 이곳 할머니들도 커다란 아픔을 지닌 분들임을 알고 동병상련의 마음을 느끼는 것 같았다”고 귀띔했다.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이주여성 자녀들의 앙증맞은 노래 솜씨에 길 할머니는 애창곡인 ‘남원의 봄 사건’으로 화답했다. “전라남도 남원고을 바람났네 춘향이가∼”

유니게의 집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상임대표 윤미향)를 통해 길 할머니 등 전국 각지에 있는 48명의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여름 의류도 전달했다. 글로벌디아코니아 사무총장인 김성태(명성교회) 장로는 “자신의 부끄러움을 드러내면서까지 일제의 만행을 알리고 사죄를 촉구하는 할머니들의 삶에 쉼터 여성들이 큰 도전을 받았다”고 말했다. 세 살배기 아들과 함께 들른 투이투옹씨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삶의 용기를 얻는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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