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더위 속 하늬바람 같은 박인비의 그랜드슬램

Է:2015-08-0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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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서 그랜드슬램(Grand Slam)은 4개의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것을 말한다. 한 해에 이루면 ‘캘린더 그랜드슬램’으로 부르고 시기에 관계없이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고 한다. 평생 한 번 하기도 어려운 메이저 대회 우승을 네 번이나 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120년 역사의 남자 골프와 65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여자 골프에서 각각 6명만이 영광을 누렸다. 1966년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현재 메이저 최다 우승자(통산 18회)인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4개 메이저 우승컵을 위해 나의 모든 것을 바쳤다”고 했을 정도다.

이 꿈의 대기록 명단에 박인비가 마침내 이름을 올렸다. 그것도 아시아 선수로는 남녀 통틀어 최초로 말이다. 박인비는 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끝난 브리티시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불굴의 집념을 발휘하며 역전 우승을 만들어냈다. 2008년 US오픈에서 처음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2013년에 나비스코챔피언십, LPGA챔피언십, US오픈을 휩쓴 데 이어 이번에 브리티시오픈 우승컵까지 품에 안으면서 여자골프 사상 일곱 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래머’가 된 것이다. 벌써 메이저 통산 7승째다. 평소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 ‘침묵의 암살자’라 불리는 그는 이날 “꿈이 이루어졌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만큼 그랜드슬램의 의미가 남달랐다는 얘기다. 외신들도 “세계 여자골프의 진정한 전설이 됐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코틀랜드에서 날아온 낭보는 찌는 듯한 무더위를 일거에 날려버린 청량제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박세리의 ‘맨발 투혼 우승’에 희망을 얻었듯이 이번 박인비의 쾌거도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시름에 젖은 국민들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워 주고 있다. ‘슈퍼 그랜드슬램’(5개 메이저 우승)과 메이저 최다승을 향해 다시 골프화를 질끈 맨 그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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