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을새김-신종수] 이희호 여사 손에 대통령 친서를

Է:2015-08-0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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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방문에 거는 실낱같은 희망… 특사 역할로 남북관계 돌파구 마련하길

[돋을새김-신종수] 이희호 여사 손에 대통령 친서를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태로 얼어붙은 요즘 실낱같은 희망을 걸게 하는 행사가 하나 있다. 5일부터 3박4일 동안 진행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다.

요즘 남북관계를 보자. 남북 광복 70주년 공동행사는 물 건너갔다. 금강산관광이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으로 중단된 지 7년이 넘었다. 천안함 폭침에 따른 정부의 5·24 제재조치, 연평도 포격, 북측의 금강산 내 자산동결 조치 등이 잇따랐다.

최근에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대북 전단 문제, 서울 북한인권사무소 개소, 독자적인 대북금융제재 등과 관련해 북한은 대남 비방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이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참가를 취소한 데 이어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 불참도 통보했다. 언제 4차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로켓을 발사할지 모른다. 남북 간 정부 차원의 대화는 물론이고 민간 교류마저 거의 끊긴 상태다.

정부가 지난 4월 온실 설치용 비닐과 파이프 등 농자재, 비료 15t 등 2억원 상당의 민간단체 대북지원을 승인한 것이 눈에 띄는 남북교류의 전부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분단이 고착화돼 가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이 여사가 방북한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초청한 데다 8·15광복을 앞두고 이뤄지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이 여사 측은 육로 방문을 원했지만 북측은 항공편을 이용한 서해 직항로를 제안하면서 비행기까지 제공하겠다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한다. 이 여사는 저비용 항공인 이스타항공 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백화원초대소에 머물면서 아동병원, 평양산원, 어린이집(보육원) 등을 방문해 손수 짠 털모자와 목도리 등을 어린이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표면적으로 인도적 지원이 목적이고 민간 차원의 개인적인 방문이지만 고위당국자회담 이상의 상징성이 있다.

남북관계는 상대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자세로는 진전될 수 없다. 먼저 북이 핵을 포기해야 대북 경제지원을 하겠다거나, 남측이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해야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남북관계를 꼬이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 그동안 충분히 경험했다.

이 여사 방북을 계기로 우선 남북교류와 경제협력의 물꼬가 터지길 기대한다. 마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서울과 평양에 경제단체 연락사무소 설치를 비롯해 획기적인 남북경협 구상을 내놓았다. 평양과 남포를 아우르는 광역 평양권 산업단지 조성, 개성·금강산 경협 재개와 확장, 북한 산업 인력 양성, 한반도 서부축 경제협력 루트 확보 같은 파격적 제안이 포함돼 있다.

남북경협을 위해서는 5·24조치 해제를 위한 남북대화가 필수적이다.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면서 경협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북한에 대한 압박과 포용정책을 적절히 구사해야 한다.

남북경협은 북한을 돕는 것이지만 우리에게도 경제 활력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김 위원장이 이 여사를 면담한다면 처음으로 남쪽 주요 인사를 만나는 것이다. 이 여사는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조문차 방북했을 때 상주인 김 위원장을 면담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93세의 고령인 이 여사를 초청해 놓고 만나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닐 것이다. 이 여사도 박 대통령의 대북특사 역할을 못할 것이 없다.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박 대통령의 친서를 준비하는 게 좋겠다.

신종수 편집국 부국장 js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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