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권순경] 시민안전파수꾼에 관심을

Է:2015-08-0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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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상황에 대처 가능한 10만명 양성 계획… 황금시간 확보 위해 시민들의 적극 참여 절실

[기고-권순경] 시민안전파수꾼에 관심을
지난해 5월, 지하철 3호선 전동차에서 70대 남성이 객실 내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인 방화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은 2003년에 일어난 대구 지하철 화재참사와 범행수법이 동일했다. 자칫하면 엄청난 인명피해를 일으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결과는 정반대였다. 전동차에 타고 있던 역무원이 시민에게 119신고를 요청한 후 소화기로 불을 끄며 신속하게 안전조치를 했기 때문이다.

또 올해 4월에는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 쓰러진 50대 남성에게 길 가던 초등학생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3분 만에 회생시켰다.

역무원은 직업 특성상 소방안전교육을 정기적으로 받았고, 초등학생은 사고 발생 4시간 전 인근 소방서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웠기 때문에 생명을 구하는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응급 상황에서의 초기 활동이 황금시간을 지키는 중요한 열쇠임은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응급 상황을 마주했을 때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부분 사람들은 당황하고, 극도의 공포심에 휩싸이게 된다. 심정지 환자를 접했을 때는 심정지 상태임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설령 알았다 하더라도 자신 있게 심폐소생술을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질병관리본부의 ‘2013년 심정지 조사 주요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일반인 심폐소생술 실시율은 8.7%로 일본 34.8%, 미국 33.3%, 싱가포르 20.6%와 크게 비교되며 이는 심정지 환자 소생률(우리나라 4.9%, 일본 8.8%, 호주 빅토리아주 9.7%)의 차이로 이어진다.

영국 랭커스터 대학의 존 리치 교수는 그의 저서 ‘생존의 심리학’에서 사람이 대형 재난과 맞닥뜨렸을 때 약 90%는 아무 결정을 내리지 못하거나 잘못된 결정을 내리며, 단 10%만이 옳은 결정을 내리는데, 이들 옳은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은 안전교육을 받았거나 비슷한 재난을 경험한 사람들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체계적인 안전교육을 통해 위기상황에서 문제점을 인지하고 상황을 판단하여 자기 자신은 물론 가족과 이웃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등의 초기대처를 할 수 있도록 올해 2만명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서울시민의 1%인 10만명을 ‘시민안전파수꾼’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시민안전파수꾼’은 지역 내 안전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시민안전파수꾼’은 안전의식 및 위기상황 판단, 재난 시 초기대응 요령, 심폐소생술을 포함한 응급처치법 등 8시간의 무료 기본교육을 이수하면 시민 누구나 될 수 있다. 안전교육의 핵심은 언제 어디서든 배운 내용을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짜여져 있다. 교육 이수자에게는 인증배지가 수여된다. 연중 수시로 모집하며, 관심 있는 시민이나 기업·단체·동아리는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제출하면 된다. 이미 많은 시민들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황금시간의 확보는 재난대응기관의 노력만으로 이루어 낼 수 없다. 도로 여건이나 교통체증, 미흡한 안전의식 등 곳곳에 장애요인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민관 합동 대응 프로세스’ 구축은 시대의 당연한 요구이며, 이것이 곧 ‘시민안전파수꾼’ 양성 제도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재난 등 위기상황에서 스스로를 지키고 가족과 이웃을 돕고자 하는 성숙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우리 사회의 안전체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

권순경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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