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로봇 강국 日… 새로운 산업혁명 꿈꾼다

Է:2015-08-04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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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따른 생산인력 급감에 간병·목욕 지원 등 로봇 개발

[월드 이슈] 로봇 강국 日… 새로운 산업혁명 꿈꾼다
생산 공장에 투입돼 인간과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인간형 로봇 ‘넥스테이지’의 모습. 가와다공업 제공
[월드 이슈] 로봇 강국 日… 새로운 산업혁명 꿈꾼다
[월드 이슈] 로봇 강국 日… 새로운 산업혁명 꿈꾼다
일본 히타치그룹의 시스템통합(SI) 기업인 ‘히타치솔루션스’는 지난달 10일 인간형 로봇 ‘넥스테이지(Nextage)’를 생산 공장에 투입키로 결정했다. 이 로봇들은 올가을부터 직원들과 함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만들게 된다.

가와다공업이 제작한 넥스테이지는 이미 도쿄의 한 공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라인당 4대의 로봇이 작업을 하고, 인간은 마지막 공정을 맡으며 로봇의 작업에 오류가 없었는지를 점검한다. 겉모습도 인간과 비슷하게 생겨 인간과 같이 일을 해도 위화감이 없다. 직원들은 각각의 로봇에 이름을 붙여주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설비’였다면 넥스테이지는 ‘동료’에 가깝다.

◇쪼그라든 일본 로봇산업=일본은 전통의 ‘로봇 절대 강국’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생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처음 로봇을 도입했다. 1980년대 들어 자동차부품 용접 등에 로봇을 활용하면서 로봇산업은 급성장했다. 로봇은 단순반복 업무에 집중 투입되면서 노동자들을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벗어나게 했고, 제품의 질도 향상시켰다. 한때 전 세계 로봇의 30% 이상을 일본 로봇이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일본의 거품 경제가 꺼지면서 로봇산업도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미국이나 중국 등이 일본의 위상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인건비가 급상승하고 있는 중국도 산업용 로봇의 자국 내 시장 규모를 대폭 늘려 2020년 3조 위안(약 565조14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의 산업용 로봇 가동대수가 지난해 30만7000대에서 2017년 28만7000대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같은 기간 중국은 18만2000대에서 42만8000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지난해 로봇연구 프로그램(SPARC)에 28억 유로(약 3조6000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미국 정부 역시 2011년부터 인공지능·음성인식 분야를 중심으로 로봇 기초연구에 수천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 IT기업 구글이 일본의 로봇벤처 ‘샤프트’를 인수한 사건은 일본 정부를 당황케 했다. 샤프트가 개발한 로봇 ‘휴머노이드’는 미국 국방부가 주최한 로봇경진대회에서 사람처럼 자동차를 운전하고, 장애물을 제거하는 등의 묘기를 선보이며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아사히신문은 “전도유망한 로봇 기업이 미국으로 유출되면서 일본이 충격에 빠졌다”며 “구글은 일본 대학을 돌며 유망한 벤처기업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술력 측면에서도 일본은 신흥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 일본은 2007년 로봇 관련 특허 1719건을 출원해 유럽(1094건) 미국(533건) 중국(499건) 한국(416건)보다 한참 앞섰다. 그러나 2011년에는 중국(1320건) 한국(857건)이 4년 전보다 배 이상의 특허 수를 기록하는 동안 일본은 1583건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로봇 강국 명성 되찾자”=일본이 다시 로봇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고령화가 심각해지면서 실제 일을 할 수 있는 생산가능 인구가 급감하자 다시 ‘로봇’에 눈을 돌린 것이다. 일본의 ‘로봇 강국’ 명성을 되찾기 위한 프로젝트는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해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회의 연설에서 “일본이 로봇을 활용하는 선도국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바로 다음달 ‘신성장전략 개정판’을 발표하며 로봇에 의한 새로운 산업혁명을 선언했다. 2012년 기준 8조6000억원 수준인 일본 로봇 시장의 규모를 2020년 24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문가들을 모아 ‘로봇혁명실현회의’를 만들었고 이들이 마련한 로봇산업 발전 전략은 지난 1월 아베 총리에게 전달됐다. 로봇산업을 막고 있던 산업용 로봇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기존엔 사람이 있는 곳에서 로봇이 작업할 수 없도록 업무 영역을 엄격하게 분리해 로봇을 이용하려면 막대한 공장부지가 필요했지만 이 규제를 풀었다.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했던 로봇 관리 센서의 수도 줄여 로봇을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도 대폭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이런 규제 완화를 통해 로봇이 일본 제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정체된 기업의 설비투자를 유도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떤 영역에 로봇 투입하나=일본은 기존의 산업용 로봇 이외에도 서비스업, 의료, 인프라, 농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의 활용도를 늘리려고 한다. 고령화가 심각해진 만큼 환자가 침상에서 이동하는 것을 돕거나 치매환자 간병, 환자 목욕 지원 등을 해주는 로봇을 개발해 관련 시장을 2020년 500억엔까지 성장시킬 계획이다. 고령자가 하기 힘든 인프라·건설 분야도 로봇활용이 필요한 분야다.

도큐건설은 이미 동일본 대지진 때 손상됐던 콘크리트 교각 등을 쉽게 보강하기 위한 로봇을 개발했다. 원자력 사고나 화산 폭발 등으로 인해 인간이 투입되기 어려운 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재난 대응 로봇 개발도 국가 중요 프로젝트로 추진 중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노후화된 도로·터널 등을 관리하기 위한 ‘인프라 점검 로봇’ 개발도 지원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차세대 사회 인프라용 로봇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야노경제연구소는 이를 통해 지난해 161대였던 인프라용 로봇이 2020년 1005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음식점이나 숙박업소 등 서비스업종에서도 로봇의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산업성 조사에 따르면 음식점 종업원 등은 상차림 등 단순 업무를 하느라 정작 대인 업무를 하는 시간은 11.7∼21.4%에 불과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은 이런 단순 업무를 대신할 로봇을 개발해 사람은 대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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