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號)의 성장을 견인하던 제조업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조선, 철강, 전자, 자동차 등 전통적으로 고용 효과와 경제 파급효과가 컸던 제조업들이 줄줄이 2분기 실적 하락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국내 주요 조선 업체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29일 천문학적인 영업손실 결과를 발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2분기 3조3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3.4% 줄어든 6조1425억원이었다. 삼성중공업도 2분기 1조54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됐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 1710억원의 잠정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3년 4분기부터 7분기 연속 영업적자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3조2000억원 적자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대우조선해양 등이 역대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 조선업계는 당분간 강력한 구조조정 태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조선 업체의 고위 임원은 “한때 세계 1위를 달렸지만 이제 다시는 그런 호황이 올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하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자 업종도 실적이 예전만 못하다. LG전자는 이날 2분기 영업이익이 244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60.0%, 1분기보다 20% 감소한 수치로 최악의 실적이라는 평가다. 매출액도 13조9257억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보다 7.6% 줄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30일 발표된다.
철강업계는 총체적인 위기 상황이다. 국내 철강 1위 업체 포스코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상태이며, 중국산 저가 공세에 적자가 확대되는 중소 철강업체들이 늘고 있다. 한때 철강 빅3로 꼽혔던 동국제강은 본사 건물을 매각하는 등 강력한 자구책을 시행 중임에도 지난해 3분기 이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동부제철은 올해 초 동부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채권단과 워크아웃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실적도 좋지 않았다. 실적 부진이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당분간은 일본 업체와의 힘겨운 경쟁을 계속해야 하고,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들의 기술력을 따라잡아야 하며,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뿌리쳐야 하는 삼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
한국 제조업 위기론은 몇 년 전부터 계속돼 왔다. 가격경쟁력에다 기술력까지 갖춘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드세고, 일본 등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정보통신기기, 가전 등 우리나라 주력 산업들이 중국에 추월당하고 일본과의 간극은 여전히 먼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제는 현재 산업절벽 상태”라고 진단했다. 권 연구원장은 “제너럴일렉트릭이나 듀폰 등 글로벌 기업들은 과감하게 기존 사업을 정리하고 신사업으로 갈아타는 사업 재편을 거듭하고 있다“며 “세계시장의 속도전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 기업들도 잘될 사업에 집중하는 신속한 사업 재편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내우외환… 한국경제 ‘제조업 쇼크’
성장 견인 조선·철강·자동차 등 2분기 실적 줄줄이 내리막길
Ŭ! ̳?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