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IS 격퇴전 발 담그나

터키가 돌연 26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긴급 안보회의 소집을 요구하면서 나토의 IS 격퇴전 동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토 회원국인 미국과 영국 등은 IS 격퇴전에 참여하고 있지만 28개 회원국을 둔 나토 자체는 IS와의 전쟁에 휘말리지 않았었다.

IS와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상대로 연일 공습을 퍼붓고 있는 터키는 나토 조약 4항에 근거해 회원국 대사 회의를 요청했다고 AP통신 등이 27일 전했다. 4항은 ‘회원국이 영토 보전과 안보상 위협을 받을 경우 회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터키는 “최근 발생한 테러들로 안보상 큰 위협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터키에서는 지난 20일 IS에 의한 자살폭탄 테러로 32명이 숨지고 23일에도 IS가 군 초소를 공격해 군인 1명이 사망했다. 25일에는 쿠르드족 반군의 공격으로 군인 2명이 숨졌다. 터키는 현재 IS, PKK와 ‘2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PKK 공습 이후 자국 내 쿠르드족까지 반발하면서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나토는 터키 요청을 받아들여 28일 벨기에에서 회의를 열기로 했다. 나토는 터키가 위협에 처해 있다고 판단할 경우 IS 격퇴를 위한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나토가 중동에 발을 들여놓으면 지지부진했던 IS 격퇴전도 급반전될 가능성이 높다.

터키의 IS 공격에 맞춰 이라크 정부군도 주말 사이 IS가 점령한 이라크 서부 도시인 라마디에 대한 탈환 공격에 돌입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또 시리아의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도 27일 오후 IS의 수도 역할을 하는 라카와 북부 알레포 사이 보급로인 사린 마을을 IS로부터 탈환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오랜 내전으로 정부군이 한계에 봉착했으며 동시에 모든 전투에서 승리하기가 불가능해졌다”며 “더 중요한 지역을 지키기 위해 일부 지역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현지에서는 ‘시리아 분할론’도 나오고 있다. 시리아는 2011년 알아사드 독재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내전이 촉발됐으며, 알카에다 계열인 알누스라 전선, IS까지 내전에 끼어들면서 나라 전체가 5년째 신음하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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