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27) 리메이크 같지 않은 리메이크 영화

Է:2015-07-07 00:20
ϱ
ũ
[영화이야기] (27) 리메이크 같지 않은 리메이크 영화
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포스터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을 봤다. 자연스레 같은 얘기를 다룬 세실 B 데밀의 고전 ‘십계’(1956)가 떠올랐다. ‘엑소더스’는 ‘십계’의 리메이크였다. 그러나 또한 리메이크가 아니었다. 리메이크 같지 않은, 리메이크를 표방하지 않은 리메이크라는 얘기. 무엇보다 ‘십계’가 신적인 관점에서 모세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면 ‘엑소더스’는 좀 더 인간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 이를테면 ‘십계’의 하이라이트라 할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은 ‘엑소더스’에서는 종교적 기적이 아니라 과학적 현실로 대체된다. 썰물 때 물이 많이 빠져나가 걸어서 건널 수 있었다는 식으로.

리메이크 같지 않은 리메이크의 또 다른 예가 ‘나바론2(Force 10 from Navarone)’다. 리메이크임에 분명한데도 겉으로는 속편의 탈을 뒤집어쓴 이 영화에서 오리지널의 그레고리 펙이 맡았던 맬로리 대위(속편에서는 소령으로 진급)를 로버트 쇼가, 밀러 상병 역을 에드워드 폭스가 맡았지만 쇼와 폭스는 결코 펙이나 데이비드 니븐이 될 수 없었다. 그래서 해리슨 포드 등이 추가로 투입됐지만 빈약한 스크립트에 엉성한 연기까지 리메이크라는 말이 아까울 정도였다.

소재의 고갈이라든지 원작의 아우라를 이용하려는 의도로 인해 앞으로도 리메이크 영화는 계속 이어지겠지만 원작을 능가하지는 못하더라도 원작에 누(累)가 되는 일만은 없었으면 한다.

김상온(프리랜서·영화라이터)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