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파동 부른 국회법 개정안 마무리 어떻게… 재의→ 의결정족수 미달, ‘자동폐기’ 시나리오 수순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법 개정안을 오는 6일 본회의에 직권상정하기로 결정하면서 한 달여 동안 정국을 뒤흔든 개정안의 운명도 판가름나게 됐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표결 불참을 선언한 만큼 국회법 개정안은 생명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 의장은 30일 “6일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 재의의 건을 우선 처리하고, 인사 안건 2건과 본회의에 부의된 법률안 전체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헌법을 준수해야 할 입법부 수장으로서 헌법에 규정된 절차를 밟는 것이 헌법을 수호하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본회의에 참여하되 표결에 응하지 않아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시키는 전략을 짜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방법은 아직 안 정했지만 의장이 재의에 부치면 거기에 참여해 우리 당의 의사를 밝히겠다”고 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본회의에 들어가더라도 다른 법안을 처리하고자 들어가는 것”이라며 “(국회법 개정안) 표결까지 참여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재의결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160석을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이 표결에 불참하면 국회법 개정안은 자동 폐기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겉으로는 강경하게 표결 참여를 압박했지만 일단 상임위 일정은 정상화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 직권상정에 대해 “감사하고 환영한다”며 국회 정상화 방침을 밝혔다.

문재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정당당하게 다시 재의에 임하고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며 “새누리당이 국회법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여당으로서도 공당으로서도 비겁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는 새누리당이 표결에 불참한다 해도 다른 법안 처리와 연계시키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국회 정상화를 선언한 마당에 새누리당이 표결을 거부한다고 우리 당까지 다른 법안을 처리 안 할 수는 없다”며 “의회민주주의에 입각해 당당히 책임지고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국회법 개정안 부결을 빌미로 ‘전면전’을 펼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처럼 ‘국회가 발목잡기에 나섰다’는 프레임에 빠져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르스 사태 및 가뭄극복 관련 추경예산안 처리를 위한 7월 임시국회 소집 과정에서 다시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웅빈 임성수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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